4월 22일~8월 3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에 출품된 사산조 페르시아 시대(226∼651)의 대표적 은제 공예품인 ‘새 무늬 병’(7세기경).
주둥이 아래 목으로 내려오면서 좁아졌다가 몸통으로 내려올수록 계란 모양으로 불룩해지는 모습이 우리 도자기와 닮았다.
목 아랫부분에 장식 띠를 둘러 몸통과 목을 구분한 점, 몸통 아래 짧은 굽이 달려 있는 점 등은 사산조 페르시아 시대의 은제 공예품의 전형적 모습이다. 몸통에는 날갯짓하는 새 세 마리를 돋을새김으로 표현하고 새마다 둘레를 타원으로 감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 조각 가운데 하나는 그리핀이다. 그리핀은 머리와 앞발, 날개는 독수리이고 몸통과 뒷발은 사자인 상상의 동물. 고대 서아시아와 그리스 장식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이 병은 은으로 만들었지만 전체적으로 금을 입혀 화려하다. 이처럼 은제 공예품에 도금하거나 금 상감(象嵌)을 하는 것이 사산조 페르시아 시대의 유행이었다. 은제품 가운데는 금 상감뿐 아니라 보석을 박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금속 공예품을 통해 페르시아의 높은 미적 감각, 당시 귀족층의 화려한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일반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5월 5일까지 50% 할인). 02-793-2080,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