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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2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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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는 우리 역사, 문화유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자녀들에게 우리 조상의 지혜를 요모조모 조리 있게 설명해 줄 엄마 아빠가 얼마나 될까.
1000년을 견디는 종이, 나무가 오랜 세월을 이겨 낼 수 있게 한 옻칠, 자연을 살리는 원리가 담긴 옛집, 홍수와 가뭄을 피하기 위한 마을 숲…. 이 책은 우리 조상의 이야기지만 무관심했던 이런 지혜를 한데 모았다.
짚으로 엮은 초가지붕엔 어떤 지혜가 담겼을까. 쓸모없어 보이는 볏짚이 소중한 보물로 변하는 날은 가을걷이가 끝나고 겨울 문턱에 다다를 무렵. 지붕갈이를 할 때다. 지붕갈이는 초가지붕의 썩어가는 짚을 걷어내고 새 짚으로 지붕을 덮는 일. 볏짚은 속이 비어 있어 겨울에는 집 안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는 걸 막아주고 여름에는 더운 공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준다.
독한 진이 흐르는 옻나무. 피부 약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붉은 반점이 생긴다. 고약한 나무지만 이 나무에서 얻은 도료는 가구가 썩지 않게 할 뿐 아니라 가구를 아름답게 만든다. 사찰의 불상에도,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에도 옻칠이 돼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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