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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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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시대에도 안락사가 유행했다니, 이 책을 읽다 보면 안락사의 역사가 참으로 길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류의 안락사의 역사, 안락사를 둘러싼 논쟁의 역사를 소개한 책이다. 안락사를 통해 인류의 죽음관(觀)을 들여다 본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의학사에 관심이 많은 캐나다의 역사학자다. 특히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와 의학의 발전이 시대별로 안락사 논란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대 로마시대, 안락사는 평범한 일이었다. 안락사를 금지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안락사 반대 여론도 있었지만 대개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그리 강조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당시 의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안락사가 유행했다는 역설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많은 의사가 불치병 난치병 환자를 끝까지 치료하는 대신 안락사를 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등장으로 안락사는 용인되지 않았고 이런 분위기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안락사 금지는 생명 존중 사상과 의학의 발달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중세엔 생명 존중 사상을 지닌 의사들이 의학의 발전에 힘입어 불치병 난치병 환자를 끝까지 치료했기 때문이다.
안락사 논란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결론을 내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저자 역시 특별한 찬반 의견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생명 가치에 대해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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