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화려한 몸짓-과장된 분장… 새로운 부조리극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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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극단 ‘고도를 기다리며’

그들의 기다림엔 의미도 이유도 없다. 두 사람은 그토록 만나고 싶은 고도(Godot)가 누구인지, 왜 만나야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무작정 기다린다. 무료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들의 무의미한 대화와 행동은 삶의 근본적 허무를 깨닫게 한다.

중국 징쥐(京劇)와 만난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等待果陀)’가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베케트는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겸 극작가로 이 작품은 1952년 발표된 그의 대표작이다. 대만의 당대전기극장이 제작한 ‘고도를 기다리며’는 베케트의 연극을 징쥐의 과장된 몸짓과 분장으로 표현했다.

이 극단은 중국 전통극의 현대화를 목표로 서양의 고전이나 현대극을 동양적 징쥐와 결합해 주목받고 있다. 내한공연은 1991년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번안한 ‘욕망의 제국’과 2003년 ‘리어왕’에 이어 세 번째다.

1986년 극단을 창단한 대만 배우 우싱궈(吳興國)는 ‘리어왕’에서 1인 10역을 맡아 연기력을 과시한 바 있다.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주인공 블라디미르 역과 예술감독, 연출, 각색 등 1인 5역을 담당했다. 우싱궈는 저작권자인 베케트 측이 극중 음악의 사용을 허가하지 않자 중국의 전통시가와 배우의 목소리로 이를 대신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1만5000∼7만 원. 02-2280-4292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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