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디 머큐리의 환생” 英팝계 강타 싱어송라이터 미카 팬들 열광

  • 입력 2007년 3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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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영국 음악계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는 싱어송라이터 미카. ‘프레디 머큐리 2세’로 통하는 그는 누구인가?

▽나는 21세기 프레디 머큐리=1월 15일 미국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는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완벽 재현’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빨간 쫄바지를 입고 방방 뛰어다니는 모습이나 꺅꺅 소리 지르며 가창력을 뽐내는 것이 왠지 낯익다. 데뷔곡 ‘그레이스 켈리’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1991년 에이즈로 사망한,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재현했다.

추억의 힘은 강했다. 한 달 만에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 건수는 200만 건을 넘었고 ‘그레이스 켈리’는 싱글 발매 2주 만에 영국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더니 장장 5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데뷔 앨범 ‘라이프 인 카툰 모션’ 역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그의 음악 역시 최신 유행에서 비껴 나갔다. 1980년대 팝 록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그레이스 켈리’는 다소 촌스럽지만 군데군데 ‘퀸’의 음악에서 맛볼 수 있었던 뮤지컬풍의 카타르시스가 담겨 있다. 그것이 10대부터 50대까지 열광케 한 비결이었다.

▽나는 그레이스 켈리의 팬?=그가 ‘최고의 신인’으로 떠오른 것은 단지 프레디 머큐리 때문만은 아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할 만큼 불우했던 그는 방송 시그널 음악을 작곡해 주며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정작 가수가 되겠다며 찾아간 음반 기획사에선 “무슨 이런 음악이 다 있어” 하며 그를 박대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그가 집으로 오면서 쓴 곡이 바로 ‘그레이스 켈리’다.

“그레이스 켈리가 되려 해요/하지만 그녀는 너무 슬퍼 보여요/그래서 난 프레디(머큐리)가 되려 해요/나는 미쳐 가요….” 그는 이 가사에서 기획사가 원하는 예쁜 외모, 다듬어진 음악성을 모나코 왕비가 된 할리우드 배우 그레이스 켈리에 비유했다.

거절당한 그때를 비꼬듯 노래하는 ‘그레이스 켈리’는 일종의 ‘통쾌한 복수극’이 됐다. 비록 프레디 머큐리처럼 한 움큼의 가슴 털을 자랑하지는 못하지만 깡마른 곱슬머리 청년은 현재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년 후에도 지금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올해 연말 시상식에서 ‘그레이스 켈리’는 질리도록 울려 퍼질 곡임에 틀림없다. 이제 그의 인생 2막이 시작되려 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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