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 만화 유대인 비하논란

  • 입력 2007년 2월 15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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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李元馥) 덕성여대 교수의 인기 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가 유대인을 비하 왜곡하고 있다며 미국 내 유대계가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북한인권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은 한미연합회(KAC), 미셸 박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등 재미 한인 단체 및 정치인에게 e메일을 보내 "이 교수의 시리즈물 가운데 미국편이 유대인을 그릇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면서 "한인 커뮤니티의 지도자들이 강력한 항의 성명을 발표하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숄티 회장은 "북한과 관련되지 않은 사안으로 편지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을 꺼낸 뒤 "이 교수의 교양 만화가 반(反)유대적이며 더불어 반미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총 12권으로 된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의 10권에 등장하는 내용으로 "아랍 테러 세력이 이를 갈며 미국을 미워하는 이유도,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자살공격으로 무너뜨린 것도 바로 WASP(앵글로색슨계 정통 미국인)들 뒤에서 돈과 언론을 무기로 미국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유대인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 언론은 유대인의 것이며 유대인의 소리, 그 자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등이다.

이에 앞서 국제 유대인 인권 단체인 로스앤젤레스 소재 '시몬 비젠탈 센터'도 7일 성명을 내고 "한국 어린이들에게 10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이 책은 한미 관계를 가로막는 미국 내 장벽을 유대인이라고 지칭하는 등 유대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15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부 유대인 관련단체들의 과잉반응이라고 본다"면서 "영역(英譯)조차 되지 않은 이 만화를 찾아내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가 미국 내 유대인 파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10여 년간 유학생활을 하며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와 가스실에도 가봤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겪은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반유대적 시각에서 쓴 것은 절대 아니며 중립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이 만화로 인해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가 피해를 입거나 양국간 문화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필요하다면 사과하거나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미경 기자·로스앤젤레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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