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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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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1월 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조그만 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어로 ‘어린이의 집(Casa dei Bambini)’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이 학교의 성공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학교를 세운 마리아 몬테소리만이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몬테소리가 구상하고 어린이의 집이 실천했던 유아교육 방법이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시대를 앞서간 교육법이었다. 주입식 교육과 체벌에 순응하지 못한 아동은 ‘정신지체’로 분류됐던 시절이었다.
몬테소리는 어린이를 잠재력이 풍부한 인격체로 보았다. 어린이의 세계를 발견한 것이다. 어린이의 집에서는 주입식 교육을 배제했으며 아이에게 최대한의 선택권을 주었다.
아이의 신체 구조에 맞는 책상과 의자도 만들었다.
그동안 아이들은 어른을 위한 가구에 자신을 맞춰 살아 왔다. 실생활에서 쓰는 물건과 장난감도 훌륭한 교육도구가 됐다.
“나는 교육 방법을 만든 게 아닙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살아갈 기회를 준 것뿐입니다.”
몬테소리가 이뤄낸 성과는 입소문과 저술 활동 등을 통해 점차 유럽 미국 등으로 퍼져 갔다. 지금은 한국에서도 아이가 있든 없든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름이 됐다.
지난해 9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몬테소리 교육법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물론 몬테소리 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는 교육학자들도 없지 않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그녀를 ‘이탈리아의 교육자이자 과학자, 의사, 철학자, 페미니스트, 인도주의자, 로마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최초의 여성,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첫 번째 유아 교육가’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유로화가 통용되기 전 이탈리아의 1000리라짜리 지폐 속 주인공이었다.
로마에서는 오늘과 내일 ‘어린이의 집’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회의가 열린다. 회의의 주제는 몬테소리 교육의 기본 이념인 ‘어린이의 마음’, ‘교육과 평화’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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