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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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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집을 잃어버린 달팽이를 상상해 보라. 계절은 추운 겨울이다. 험한 세상이 얼마나 무서울까.
찰리가 바로 그런 신세였다. 개구쟁이 소년 미카가 찰리의 집을 밟아 부쉈기 때문이다.
찰리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새 집을 찾아 나선다. 고슴도치가 몸에서 뽑아 준 가시 두 개를 뜨개바늘 삼아 털옷을 짰다. 따뜻하긴 한데 비가 내리자 금세 젖어버렸다. 다 쓰고 버린 치약 튜브는 주둥이가 비좁아 못 들어가겠고, 우유팩은 이미 바퀴벌레가 차지하고 있다. 찰리에게 꼭 맞는 집은 어디에 있는 걸까.
조연급 곤충들과 배경 그림 하나하나에 너무 정성을 들인 나머지, 머리 위에 뿔처럼 솟은 눈으로 온갖 표정을 지어보이는 찰리가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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