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890… 우리를 보는 외국의 시선 어떻게 달라졌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1910년 8월호에 실린 사진. 한국의 떡 만드는 모습을 가장 비위생적인 동양적 요리행위로 묘사하면서 ‘음식을 즐기려면 부엌을 보지 말라’는 문구도 곁들였다.

1988년 8월호에 실린 사진. 한국은 세계 12위의 교역규모를 가진 나라로 소개됐지만 ‘값싼 노동력과 여성들의 희생은 외형적 성장의 그늘’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사진제공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1975년 9월호에 실린 사진. 골프를 즐기는 한국 도시인의 생활 소개. 사진제공 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사진 뒤편으로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 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흰 옷만 입는 사람들. 사진제공 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상투를 틀어 올리고 길에 앉아 장기를 두는 노인들. 사진제공 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한국의 현대의 발전과정 중 하나로 소개된 사진. 사진제공 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아래 사진은 카메라를 든 아이의 모습. 사진제공 이화여대한국문화 연구원

이방인에게 비친 20세기 근현대 한국의 모습은 어땠을까. 세계적 대중교양잡지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김영훈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지 ‘한국문화연구’ 제10호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본 코리아’를 실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잡지라는 매체의 사진과 기사는 구독층의 관심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 미국 잡지에 실린 한국의 모습을 관찰하면 당대 미국인의 시각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전 세계의 문화를 소개하며 대중적 영향력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첫 기사가 실린 1890년 8월호부터 광복 전인 1933년 10월호까지 서구인에게 비친 한국의 모습은 신비스럽지만 미개한 존재. 흰 옷만 입는 사람들, 상투를 틀어 올리고 길에 앉아 장기를 두는 노인들, 치료를 기원하는 부적을 등에 붙인 말라리아 환자…. 거리에서 떡방아를 찧는 사진 밑에는 “(한국에서) 음식을 즐기려면 부엌을 보지 말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을사늑약 직후인 1906년 10월호에는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세계의 발전 과정에서 때로 반드시 일어나는 사건’으로 묘사하며 한국의 근대화 과정으로 풀이했다. 이런 시각이 바뀐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김 교수는 “2차 대전에서 적으로 등장한 일본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시각을 가져 왔다”고 설명했다.

1945년 10월호에 거북선, 첨성대, 한글 등 한국의 대표적 발명품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시작으로 1969년 3월호에는 ‘한국: 아시아의 성공스토리’라는 제목으로 고층 건물과 백화점이 들어선 현대 도시의 사진이 실렸고 1975년 9월호에는 쇼핑과 골프를 즐기는 한국 도시인의 생활이 소개됐다.

김 교수는 “앞으로 더 정확하게 시선의 변화를 읽어내기 위해 당시 편집자나 기자를 인터뷰하는 2차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