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대조영’ 카리스마 연기-현란한 대사로 인기몰이

  • 입력 2006년 9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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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벽에 기다란 운제(사다리)를 세워 놓고 기어오르는 당나라 병사들에게 돌을 던지고 뜨거운 물을 부으며 항전하는 고구려 병사들. 성을 공격하는 전투 장면은 ‘대조영’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사진 제공 KBS
안시성벽에 기다란 운제(사다리)를 세워 놓고 기어오르는 당나라 병사들에게 돌을 던지고 뜨거운 물을 부으며 항전하는 고구려 병사들. 성을 공격하는 전투 장면은 ‘대조영’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사진 제공 KBS
MBC ‘주몽’과 SBS ‘연개소문’에 이어 16일 뒤늦게 고대 사극 경쟁에 뛰어든 KBS1 ‘대조영’(토일 오후 9:30)이 ‘안시성 전투’로 흥행 몰이 중이다.

이 전투에서 고구려는 비대칭적 전력임에도 팽팽하게 균형을 이룬다. 또 안시성주 양만춘(임동진)과 당태종 이세민(송용태)의 카리스마 대결, 전투를 독려하는 장수의 현란한 대사, 지략이 넘치는 병법의 맞대결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 준다.

▽장수 대 장수=극중 안시성 전투는 양만춘과 이세민의 공방전이다. 이세민은 살수에서 을지문덕 장군에게 대패한 수나라의 치욕을 잊지 않고, 양만춘은 불굴의 의지와 지략으로 성을 지켜 낸다. 이세민은 황제를 위해, 양만춘은 가족을 위해 싸울 것을 호소한다. 이세민은 “이제부터 내 앞에서 패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양만춘은 “훗날 이곳에 오랑캐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라. 우리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라고 독려한다.

100만의 철갑 기병을 거느린 이세민은 “열리는 것과 여는 것은 다르다. 내가 저 성문을 열 것이다”며 호기롭게 말한다.

소수 정예로 대적하는 양만춘은 수사학의 대가다. 두려움에 떠는 장수들에게 “우리가 적들보다 풍족했던 때가 한번이라도 있었던가”라고 일갈한다. “가진 것이 의지뿐이라면 그거로라도 막아야 한다”는 그의 웅변에 부하들도 “산천초목까지 죽기를 각오한다”고 응답한다.

‘대조영’의 또 다른 미덕은 적장들도 고구려 장수들만큼 계략과 용기가 뛰어난 것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 연출 김종선 PD는 “상대가 강해야 나도 돋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흙산 대 토굴=안시성 전투의 절정은 흙산 싸움. 당나라군은 안시성을 공격하기 위해 더 높은 흙산을 쌓지만, 고구려군은 흙산 밑에 굴을 파고 물을 끌어들여 지반을 약하게 한 뒤 이를 무너뜨린다. 쌓는 데 두 달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 흙산. 제작진은 24t 트럭 8000대 분량의 흙을 퍼다 3주 만에 쌓았다. 토굴로 흙산을 무너뜨린 것은 드라마의 설정으로 역사책에는 흙산이 무너진 이유가 나와 있지 않다.

특히 전투를 앞둔 이세민과 양만춘의 담판은 여운을 남긴다.

“천시불여지리(天時不如地利)라 했소. 때가 좋아도 지형의 이로움만 못하다는 것이야.”

안시성보다 높은 흙산을 쌓고 득의양양해하는 이세민에게 양만춘은 손자병법의 구절로 대응한다.

“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라 했소이다. 흙산의 지형이 유리한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백성들을 이기진 못할 것이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KBS 대하드라마 ‘대조영’ 타이틀 촬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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