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홍보원 파행 운영’ 제작참여 인사 증언

  • 입력 2006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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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 산하 국정정책방송인 KTV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 KTV를 운영하는 영상홍보원의 장동훈 전 원장은 공모제로 뽑혔지만 현 정부 국정홍보라인 실세들의 압력으로 계약한 임기를 9개월 남기고 중도 사퇴했다. 신원건 기자
국정홍보처 산하 국정정책방송인 KTV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 KTV를 운영하는 영상홍보원의 장동훈 전 원장은 공모제로 뽑혔지만 현 정부 국정홍보라인 실세들의 압력으로 계약한 임기를 9개월 남기고 중도 사퇴했다. 신원건 기자
김창호 국정홍보처장 등 정부 홍보라인 실세들의 외압으로 지난해 3월 중도 사퇴한 장동훈 전 영상홍보원장은 국정홍보처와 청와대 등의 제작 및 인사 전횡을 막으려다 결국 밀려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KTV 프로그램 제작에 장기간 참여한 한 인사는 16일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상홍보원의 인사 및 제작, 진행자 임명까지 이백만 당시 국정홍보처 차장(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과 청와대가 좌지우지하는 파행을 겪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이 인사의 얘기.

▽파행 운영=“이백만 차장은 영상홍보원 제작국에 와서 ‘이 사람을 섭외하라’, ‘이 사람은 빼라’, ‘프로그램은 이런 것으로 해라’ 등등 여러 가지를 간섭했다. 한국정책방송 KTV는 당연히 누구 쓰라고 (위에서 압력이) 들어온다.

특히 인사는 기본적으로 원장이 해야 하는데, 영상홍보원은 (이 차장이) 내부 인사까지 다했다. 장 전 원장이 그만두고 공석이 된 원장 자리를 공모했는데 이미 누가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했고 결국 그가 됐다.

새 원장 취임 후 대대적인 인사가 있었는데 방송제작팀장에도 방송 경험이 없는 육사 출신의 국정홍보처 직원이 임명됐다. 반발은 있었지만 결국 아무 소리 못했다. PD들이 TV 제작 경험이 없는 팀장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PD 몇 명이 (이런 문제 때문에) 그만두고 나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 출신인 정찬용 씨를 메인 프로그램인 ‘정찬용의 정책포커스’ 진행자로 선정하고 (일반 출연료의) 두 배가 넘는 출연료를 줬다. 플러스알파까지 줬다는 소문도 돌았다. 당시 ‘정찬용 씨 진행자 기용’이란 보도자료까지 냈고…. 원장, 방송제작팀장, 메인 프로그램 진행자가 모두 방송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이에 대해 정 전 수석은 “당시 정 원장과 담당 PD가 찾아와 정부정책에 대해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진행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해 한 달 정도 한 것 같다”며 “출연료는 얼마 안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전 원장은 왜?=“장 전 원장은 굉장히 불쾌하게 쫓겨났다. 영상홍보원의 KTV는 국정홍보처가 하라는 대로 하고, 빼라면 뺀다. 전 부처에서 KTV를 모니터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안다.

국정홍보 방송이 아니라 아예 청와대 대변인이나 국정홍보처 대변인실 수준이다. 적어도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K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었다. 균형을 맞춰야 하니까….

지금은 아예 토론 프로그램 자체가 없다. 간혹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부분이 나오면 녹화 프로그램에서는 미리 다 거르고 생방송은 관련 프로그램을 아예 만들지조차 않는다. 그러니 여론이 반영될 부분이 전혀 없다. 방송위원회가 KTV 운영에 대해 문제 삼은 적도 없다.

제작 기준이 어떻게 정부 정책을 더 칭찬하느냐일 정도다. 장 전 원장이 찍힌 이유 중의 하나도 SBS 기자 출신이라 그런 부분의 말을 잘 안 들었다. 그게 미운털이 박힌 계기다. 장 전 원장은 (국정홍보처 등) 외부 입김을 좀 막아주려고 노력했고 방송을 알아 PD들에게 간섭하지 않았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영상홍보원 반론

△본보 8월 17일자 A5면 영상홍보원 관련 기사에 대해 영상홍보원은 이백만 당시 국정홍보처 차장과 청와대가 홍보원 운영에 월권과 인사 간여를 한 일이 없고, 방송제작팀장 인사에 불만을 품고 사직한 방송제작팀 PD가 없으며, 출연료는 제작비 지급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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