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신화속 ‘남녀 양성성’…‘꽃미남과 여전사 1, 2’

  • 입력 2006년 7월 2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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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과 여전사 1, 2/이명옥 지음/207∼256쪽·각 권 1만2500원·노마드북스

천사의 성별은 뭘까. 없다. 가브리엘 등 유명한 천사들의 이름은 남성적이지만 조각, 그림으로 형상화된 이들의 모습엔 양성적 요소가 강하다. 안젤리코의 ‘수태고지’에서 가브리엘 천사의 모습은 동정녀 마리아와 자매처럼 닮았다.

사비나 미술관장인 저자는 무장한 미카엘 천사가 타락천사를 물리치는 명화에서도 장엄함 대신 천사의 에로틱한 갑옷에 주목하면서 양성성을 발견한다. 익숙한 대상에서 낯선 새로움을 발견해 내는 안목, 알기 쉬운 해설이 이 책의 미덕이다. 저자는 여성스러워진 남자(꽃미남)와 남성스러워진 여자(여전사)가 시대의 트렌드가 된 데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가 발견한 인간의 원형은 남녀 양성이다. 꽃미남과 여전사 역시 몸도 마음도 반대의 성과 닮기를 바라는 갈구의 표현이라는 것.

1권에서는 신화와 종교 연금술 심리학에 나타난 양성미를, 2권에서는 신화와 역사 속 인물에서 드러나는 꽃미남과 여전사를 다뤘다. 그리스와 인도 중국의 신화에서부터 현대 한국 작가들의 그림까지 너끈하게 가로지르는 저자의 스텝이 경쾌하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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