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3중협주곡 협연하는 ‘정명훈의 누님들’

  • 입력 2006년 3월 29일 03시 04분


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모여 인터뷰를 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피아니스트 이경숙, 첼리스트 정명화 씨(왼쪽부터). 사진 제공 서울시향
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모여 인터뷰를 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피아니스트 이경숙, 첼리스트 정명화 씨(왼쪽부터). 사진 제공 서울시향
○ 내달 7일 세종문화회관 ‘비르투오조 콘서트’

국내 음악계에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대모(代母)’ 3명이 한 무대에서 뭉친다. 연세대 음대 학장인 이경숙(피아니스트) 교수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남윤(바이올린), 정명화(첼로) 교수가 4월 7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갖는 ‘비르투오소(virtuoso) 콘서트’.

세 사람은 정명화 씨의 막내 동생이자 서울시향 예술감독인 정명훈 씨의 지휘로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을 협연한다. 어린 시절 정명훈 씨에게 큰 영향을 끼친 ‘누님’들로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이들은 웃음꽃을 피웠다. 정 교수보다 이 교수가 두 살 아래고, 김 교수는 다섯 살 아래. 정명훈 씨는 큰누나 정 교수보다 아홉 살 아래다.

“정진우 선생님 제자였던 제 언니(김현정)가 대학생 시절에 정명훈 씨 피아노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명훈 씨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내가 차이콥스키 콩쿠르(1974년) 나갈 때는 기도까지 해 줬는데 그걸 알라나 몰라…. 하하….” (김남윤)

“뉴욕 유학시절에 정명훈 씨에게 사탕을 줬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 워낙 어릴 때라 기억할지 모르겠지만….”(이경숙)

그러나 누님들에게 지휘자로서의 정명훈 씨는 편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존재다.

“정명훈 씨는 피아노는 물론이고 누나들의 영향을 받아 현악기까지 모두 꿰차고 있어서 솔직히 연주자에겐 부담스럽지. 그러나 지휘자가 모든 것을 잘 아니까 연주자를 편안하게 해 주는 측면도 있어요.”(김남윤)

“‘베토벤 3중 협주곡’은 ‘정트리오’가 해외에서도 여러 번 연주했고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음반으로도 낸 곡이라 너무나 익숙해요. 명훈이가 지휘를 하면서 피아노를 치고, 경화가 바이올린, 내가 첼로를 하면 누구나 신기하게 쳐다보는 곡이었는데, 친한 후배들과 연주하니 색다른 앙상블이 기대됩니다.”(정명화)

세 사람은 1960년대 뉴욕에서 함께 음악을 공부하던 시절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던 사이다. 1963년에는 줄리아드 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정 교수의 집에서 커티스 음악원 진학을 준비 중이던 이 교수가 한 학기 동안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바이올린을 공부하던 경화도 그때 함께 살았는데, 집이 좁아 경화가 항상 화장실에서 문을 잠그고 연습하는 바람에 나는 화장실 쓰기도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정경화 씨와 함께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이반 갈라미안의 제자로 공부해 사이가 더욱 각별하다. 김 교수는 “1967년 제가 미국에 가자마자 경화 언니가 미국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우승했는데, 그렇게 큰 콩쿠르를 가족처럼 가까이 체험했던 것은 큰 기쁨이었다”고 회상했다. 1만∼10만 원. 02-3700-6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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