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특집/DVD·비디오]친절한 금자씨 등 인기작 풍성

차례 지내고, 설거지를 마치고, 세배를 다녀오고…아! 비로소 찾아오는 ‘설날의 여유’.

연휴라 해도 막상 이처럼 여유 있고 부담 없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때 마땅히 나들이할 곳이 없다면 훈훈한 거실에 모여앉아 DVD나 비디오를 보는 게 많은 가족들의 명절 보내기 패턴이다. 하지만 이 귀중한 시간에 ‘모셔온’ 영화가 재미없거나 성의 없이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날 때의 배신감이란…. 이번 설 연휴엔 좀 더 신중하게, 나의 또는 우리 가족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자.

▽가족끼리, 연인끼리=가족간의 끈끈한 사랑을 보여주고 역경을 이겨내는 휴먼드라마로는 헝그리 복서 제임스 브래독의 실화를 다룬 러셀 크로 주연의 ‘신데렐라 맨’과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이 단연 돋보인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나 ‘빌리 엘리어트 특별판(SE)’ ‘아름다운 비행’ ‘스팽글리쉬’ ‘나의 그리스식 웨딩’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도 가족 영화로 인기가 높다. 동심과 가족의 사랑이 빛나는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 1, 2편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주고, 에스키모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아타나주아’는 국경을 넘어선 공감대와 감동을 안겨준다.

부부나 연인, 그리고 ‘싱글’이라면 다음 레퍼토리를 고려할 만하다. ‘친절한 금자씨’ ‘씬 시티’ ‘헐리우드 엔딩’은 혼자 보아도 재미있으며, ‘너는 내 운명’과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는 부부 혹은 연인 간의 사랑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다. 시어머니로부터 괄시받던 며느리의 통쾌한 복수를 다룬 코미디 ‘퍼펙트 웨딩’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며느리 입장에선 속이 시원하지 않을까.

∇최신 인기작들=인간 복제를 정면으로 다룬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는 황우석 사태라는 시의성도 맞지만 영화 자체의 재미도 쏠쏠하다. 액션 블록버스터의 대가로 알려진 감독이 세련된 연출로 가까운 미래에 장기 제공을 위해 복제인간을 배양한다는 이야기를 잘 버무렸다.

이 밖에 ‘아일랜드’처럼 화질과 음향이 ‘빵빵’해 가슴까지 쿵쿵 울리게 해주는 최신 인기작들로는 ‘스텔스’ ‘쿵푸 허슬 최종판’ ‘칠검’ ‘스타워즈’ ‘판타스틱 4’ ‘킹덤 오브 헤븐’ ‘배트맨 비긴즈’ ‘반지의 제왕 3부작’ ‘백 투 더 퓨처 3부작’ 등이 있다. 내용도 재밌지만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영화들. DVD에는 특수효과 해설과 삭제 장면 등 다채로운 보너스 영상이 들어있어 궁금증을 풀어준다.

∇연휴 0순위는 한국영화=명절 연휴에는 외화보다 한국 영화의 인기가 더 높게 마련. 가족들이 부담 없이 볼 만한 영화로는 ‘말아톤’ ‘사랑해, 말순씨’ ‘소년, 천국에 가다’ 등이 눈길을 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나의 결혼 원정기’ ‘댄서의 순정’ 등은 웃음과 함께 사람 냄새가 나는 따스한 감동이 있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강력3반’ ‘형사’ 등은 화려한 액션이 인상적이다.

▽고전 명화·애니는 교양 필수 과목=고전 명화는 집안 어른들의 추억이 어려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최근 40주년 기념판으로 발매된 줄리 앤드루스 주연의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영화뿐 아니라 감동적인 부록이 달려 있다. 대령의 7남매로 나왔던 아역배우들이 이제는 중장년이 되어 재회하면서 촬영 당시를 회고한 영상이 제공된다. ‘벤허 SE’ ‘오즈의 마법사 SE’ ‘로마의 휴일 SE’와 최근 소장판으로 나온 ‘타이타닉’은 선물로도 손색없는 DVD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애니메이션 DVD가 역시 최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초기작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비롯해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이 추천할 만하다. ‘토이스토리’ 1, 2편과 ‘인크레더블’ ‘몬스터주식회사’도 완성도가 높으면서 영어 공부를 자연스럽게 겸할 수 있는 DVD다. 썬미디어의 ‘애니메이션 세계전래동화’는 세계 24개국의 전래동화를 만화로 보여줘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한다. 이밖에 ‘폴라 익스프레스’ ‘보글보글 스폰지밥 극장판’ ‘마다가스카’ ‘로봇’ ‘스튜어트 리틀 3’ DVD는 우리말과 영어를 동시에 제공한다.

∇황홀한 뮤지컬 공연=뮤지컬 공연 DVD는 영화를 볼 때와는 또 다른 감동과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최근 발매된 셰익스피어 원작의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DVD는 화려한 공연과 거대한 스케일로 유명하다. 푸치니의 ‘투란도트’(장이머우 감독 연출)와 베르디의 ‘리골레토’와 같은 오페라를 비롯해 대표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인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도 DVD로 즐길 수 있다.

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집에서 DVD로 입체영화 즐기세요”▼

입체영화는 이제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최근 DVD로 보는 입체영화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DVD 케이스에 함께 들어있는 특수 안경을 끼고 ‘3D영화 보기’ 메뉴를 선택하면 영화가 입체로 둔갑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게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연출한 SF 어드벤처 가족영화인 ‘샤크보이와 라바걸의 모험 3D’다. 상어와 함께 자란 소년과 화산 불을 뿜어내는 소녀가 우주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눈앞으로 튀어나오는 액션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유니버설의 ‘바비와 마법의 페가수스’에는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인형 바비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신체 움직임을 감지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모션 캡처’ 기법을 활용했기 때문에 입체영상이 더욱 인상적이다.

이 밖에 ‘스파이키드 3D’와 마술 공연을 담은 ‘지그프리트 앤드 로이 매직박스’ DVD도 입체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26일 선보인 ‘슈렉 특별한정판’ DVD에는 슈렉 1, 2편과 함께 15분 분량의 입체영화 ‘슈렉 3D’가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