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신춘문예]단편소설 당선작 ‘짝짝이 구두와…’-박상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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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안창홍
그림 안창홍
그는 슈퍼에 들렀다가 고양이 한 마리를 본다. 커다란 고양이다. 라면박스 위에 등을 곧게 펴고 앉아 있는 자세가 표범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참치캔 작은 것 없어요? 라고 물으며 고양이의 눈부시게 흰 털을 본다. 쓰다듬고 싶어서 다가갈 때, 슈퍼 주인이 작은 참치캔을 꺼내 흔든다. 고양이의 털을 쓰다듬으려 하자 고양이가 정면으로 그의 눈을 마주본다. 고양이는 그의 눈 속을 읽는 듯하다. 그리고 내 털을 만지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식의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 그는 고양이에게 몰입되고 매료된다. 등이 곧은 고양이는 긴 앞다리를 라면박스 위에 도도하게 지탱하고 있다. 그는 참치캔을 하나 더 달라고 한다. 슈퍼마켓 주인은 그런 그를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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