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페라’ 韓-日손잡고 서울 무대 올린다

  • 입력 2005년 11월 2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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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 ‘유즈루’. 1952년 초연된 뒤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친숙해진 작품이다. 사진 제공 국립오페라단
일본의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 ‘유즈루’. 1952년 초연된 뒤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친숙해진 작품이다. 사진 제공 국립오페라단
학의 깃털로 천을 짜는 아내와 그 남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일본의 창작오페라 ‘유즈루(夕鶴)’가 12월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과 일본 유즈루 한국공연실행위원회(대표 미키 무쓰코)가 공동으로 무대에 올리는 이 작품은 한국의 ‘은혜 갚은 학’ 설화와 유사한 내용의 일본 민화 ‘학녀방(鶴女房)’이 원작이다.

기노시타 준지가 ‘학녀방’을 현대화한 희곡에 작곡가 단 이쿠마가 곡을 붙여 만든 오페라다. 1952년 도쿄 초연 때 “기다리고 기다렸던 일본 오페라가 나왔다”는 찬사를 받았고 그 해 마이니치 음악상 등을 휩쓸었다. 일본 창작 오페라로서는 처음으로 1957년 스위스 취리히 시립극장에서 공연돼 화제가 됐으며 이후 미국 뉴욕, 태국 방콕,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도 무대에 올려졌다.

어느 시골 마을에 사는 순박한 청년과 아름다운 천을 짜는 아내 쓰. 욕심 많은 친구들의 꾐에 빠진 남편은 천을 만들 때 하타야(베 짜는 집) 안을 절대로 들여다보지 말라는 아내와의 약속을 깬다. 아내는 원래 아름다운 학이었으며, 자신의 날개 깃털을 뽑아서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천을 짜고 있었던 것. 자신의 정체를 들키게 된 학은 남편에게 센바오리의 천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천 2장을 남겨둔 채 눈물을 흘리며 떠난다.

이번 공연을 위해 일본의 성악가와 스태프가 내한하며 한국 측에서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PBC 소년소녀합창단이 협연한다.

내년에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시집가는 날’이 일본의 오케스트라와 기술진의 도움을 받아 일본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의 초등학생들과 주한 일본인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이 초청됐다.

국립오페라단 정은숙 감독은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양국의 창작오페라를 소개하는 이상적인 교류”라고 설명했다. 평일 7시 반, 토·일 4시. 2만∼5만 원. 02-586-5282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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