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난파 장점 99.9%엔 눈감고 티끌만 들춰내”

  • 입력 2005년 11월 12일 03시 01분


코멘트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파동 작곡가 홍난파 선생의 집에서 열린 ‘제1회 우리 가곡의 날’ 기념행사에서 어린이들이 홍난파 선생이 작곡한 동요 ‘퐁당퐁당’ ‘고향의 봄’ 등을 부르고 있다. 안철민  기자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파동 작곡가 홍난파 선생의 집에서 열린 ‘제1회 우리 가곡의 날’ 기념행사에서 어린이들이 홍난파 선생이 작곡한 동요 ‘퐁당퐁당’ ‘고향의 봄’ 등을 부르고 있다. 안철민 기자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파동 언덕길의 한 이층짜리 벽돌집에서는 이색적인 음악회가 열렸다.

이 집은 작곡가 홍난파(본명 홍영후·1898∼1941) 선생의 말년 거처. 소프라노 김인혜, 바리톤 임성규 씨가 각각 난파가 작곡한 가곡 ‘봉선화’ ‘옛 동산에 올라’를 불렀고 어린이 중창단은 그가 남긴 동요 ‘퐁당퐁당’ ‘옥수수 하모니카’ ‘고향의 봄’을 노래했다.

40여 명이 조촐하게 벌인 이날의 음악회는 ‘우리 가곡의 날 제정추진위원회’(위원장 최영섭)가 마련한 것이었다. 작곡가 김동진, 성악가 오현명, 피아니스트 정진우, 시인 황금찬 씨 등 원로와 중견 작곡가, 성악가, 시인 111명이 참여한 이 추진위는 올해부터 매년 11월 11일을 ‘우리 가곡의 날’로 기념하기로 했다.

그러나 추진위가 난파의 집에서 음악회를 연 데는 단지 우리 가곡의 거장을 기념하자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8월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가 홍난파, 현제명, 이흥렬 등 우리 가곡의 선구자를 친일파 명단에 포함시킨 데 대해 올바른 평가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최 위원장은 “좋은 것이 99.9%인데 이는 말하지 않고 0.1%의 티끌을 잡아내 친일파로 모는 것이 역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인가”라고 물으며 “일제강점기에 독창회를 하거나 작곡 발표를 위해 무대에 서려면 일본 노래를 몇 곡 끼워 넣지 않고는 공연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당시의 강압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음악회에 이어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는 ‘친일 음악가 시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