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팔레스타인에 ‘평화의 봄’은 언제 오려나

입력 2005-11-09 03:10수정 2009-10-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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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매주 이스라엘이 만든 분리장벽 앞에서 시위를 벌인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뱀처럼 우리 땅에 들어왔다’는 의미로 뱀 모형을 목에 감은 사람들이 보인다. 사진 제공 아리랑국제방송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자치도시 제닌은 폐허다. 3년 전 이 도시에서 팔레스타인 군대가 숨겨놓은 부비트랩이 터져 이스라엘 군인 14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대대적인 폭격에 들어갔다. 수백 명의 민간인이 모여 살던 작은 도시 제닌은 쑥대밭이 됐다. 제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상징이다.

케이블TV 아리랑국제방송 팀이 이 도시 제닌을 찾은 기록을 담아 12일 오후 8시 ‘분쟁의 땅 팔레스타인, 평화는 보이는가(Peace Forecast)’를 방영한다. 영어로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아리랑국제방송이 아랍권 22개 국가를 대상으로 아랍어 위성방송을 실시한 지 1년을 맞아 마련한 것이다. 증오와 불신의 골이 깊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을 찾아가 현장을 살펴보고, 언제쯤 또 어떻게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진단하는 내용이다.

제작팀은 야세르 아라파트에 이어 제2대 팔레스타인 수반이 된 마무드 아바스를 만났다. 아바스 수반은 아리랑국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풀어주고,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베들레헴에서 나가준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다. 제작진이 제닌에서 만난 사람들은 황망한 모습이다. 폭격으로 집이 무너져 내렸다는 여인은 아이들과 함께 길바닥에 엎드려 떨었던 당시의 기억에 지금껏 붙들려 있었다. 군인들의 총격으로 쌍둥이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여성은 카메라 앞에서 울부짖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는 8m 높이의 분리장벽이 있다.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경 아닌 국경선이다. 폭탄테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이 세웠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일상의 불편함과 심리적 단절감을 함께 겪고 있다. 매주 금요일 장벽 앞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가 벌어진다.

시위대열 속에는 이스라엘 지식인도 포함돼 있다. 폭력이 해결방법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폭력이 중지돼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쉽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다큐멘터리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 보여 주는 것은 여전히 가파른 대립 상황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폭력과 증오가 평화에 얼마나 큰 적인지를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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