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아리랑TV ‘한국문학 60년사’ 3부작 방영

  • 입력 2005년 10월 18일 0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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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TV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우리 문학의 한 생을 돌아보는 ‘한국문학 60년사’를 방영한다. 한국문학을 빛낸 문인과 작품을 만나는 자리다. 사진 제공 아리랑TV
아리랑TV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우리 문학의 한 생을 돌아보는 ‘한국문학 60년사’를 방영한다. 한국문학을 빛낸 문인과 작품을 만나는 자리다. 사진 제공 아리랑TV
10월 한국 문단은 들떴다.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외신 뉴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상자는 고은이 아닌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로 결정됐지만 한국 문학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케이블방송 아리랑TV가 ‘한국문학 60년사’(19∼21일 밤 9시 30분)를 방영한다. 광복 이후 한국문학사를 정리하는 다큐멘터리다. 작가 및 평론가와의 인터뷰, 작품 속 인상적인 장면 재현 등으로 구성됐으며 매회 30분 분량, 영어 내레이션(한글 자막)으로 진행된다.

전 3부 중 1부는 해방공간부터 4·19혁명까지를 다룬다. 월북 작가 임화에 대한 소설가 김훈의 평은 이렇다. “임화라는 사람은 내 식민지 조국의 선배인데…사회주의도 하고 모더니즘도 하고…좌충우돌하면서 만신창이가 되어가지고 자기의 시대를 통과해 나간 것이지요.” 4·19혁명은 1960년대 빛나는 소설로 꼽히는 최인훈의 ‘광장’을 낳았다. 남과 북 모두를 거부하고 제3국을 택한 남자의 이야기 ‘광장’에 대해 평론가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는 “이 작품은 4·19가 쓴 것”이라고 평한다.

2부는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치열하게 저항하던 시기다. 5·16군사정변의 충격으로 인한 황망함이 반영된 김승옥의 단편 ‘무진기행’, 억압에 대항하기 위해 인간이 어떻게 변모해야 하는지의 문제를 던진 이청준의 장편 ‘당신들의 천국’ 등이 소개된다. 시인 김지하는 권력층의 부정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해 파문을 일으킨 시 ‘오적’에 대해 “꼭 사흘 동안 썼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은 아예 없었다”고 돌아본다.

3부는 1990년대 이후 다양한 문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신경숙 은희경 공지영 등 여성작가들을 통해 집단이 아니라 개인의 삶이 부각됐다는 것, ‘퇴마록’ ‘그놈은 멋있었다’ 등 순수문학 작품이 아닌 인터넷 소설도 무시할 수 없는 논의의 대상이 됐다는 것 등의 내용을 소개한다.

다큐멘터리가 짚는 방대한 내용에 대해 박정우 PD는 “4년간 100여 회의 한국문학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축적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한국 사회가 변화해 온 과정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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