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손에 죽어간 전우가 보고있어”

  • 입력 2005년 9월 1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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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야외전시장을 찾은 ‘9·15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회’ 김장열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회원들이 상륙작전 당시 사용했던 수륙양용장갑차를 만지며 감회에 젖고 있다. 인천=황금천 기자
14일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야외전시장을 찾은 ‘9·15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회’ 김장열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회원들이 상륙작전 당시 사용했던 수륙양용장갑차를 만지며 감회에 젖고 있다. 인천=황금천 기자
“인천시민의 성금으로 세운 맥아더 장군 동상에는 북한군에 맞서 싸우다 숨진 내 동료의 혼이 깃들어 있어.”

14일 오후 3시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야외전시장.

1950년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한 김장열(73) 허영철(75) 강복득(75) 한일현(75) 이중구(75) 부태삼(72) 씨가 수륙양용장갑차(LVT) 앞에 모였다.

이들은 ‘9·15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회’ 회원이다.

모두 전쟁이 일어나자 자원입대한 뒤 국군 해병대 제1연대에 배속돼 상륙작전에 참가한 공로를 인정받아 충무·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해마다 기념일이면 상륙작전이 시작된 월미도 앞바다에 꽃을 뿌리고 맥아더 동상을 찾아 헌화한다.

“이 장갑차를 타고 인천에 상륙하면서 동료끼리 손을 잡고 굳게 약속했어. 목숨을 걸고 싸워 반드시 나라를 지키자고 말이야.”

김장열 회장 등 일행은 장갑차에 묻어 있는 먼지를 손바닥으로 털어낸 뒤 자유수호의 탑으로 발길을 옮겨 묵념을 올렸다.

이들은 11일 진보단체들이 맥아더 동상 철거를 요구하며 벌인 ‘미국 강점 60년 청산 및 주한미군 철수 국민대회’에 대한 의견을 묻자 목소리를 높였다.

“맥아더 장군이 이끈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돼.”

김 회장은 “진보단체의 집회에 앞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을 수차례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전쟁이 주는 교훈을 들려 주고 맥아더 동상의 역사적 당위성 등을 설명했지만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회와 해병대전우회가 15일 자유공원에서 개최하는 ‘맥아더 장군 동상 수호 결의대회’에 참가한다.

그동안 종군기자를 통해 입수한 전쟁 당시 참혹한 사진 60여 점을 ‘인천상륙작전 55주년 기념 사진전’에 전시할 계획이다. 사진전은 20∼25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열린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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