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서도 修士 나온다

  • 입력 2005년 9월 9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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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재(왼쪽) 이태형(오른쪽) 수사와 이들을 수사의 길로 이끈 ‘밥퍼’ 최일도 목사. 세 사람은 경기 가평군 다일자연치유센터 앞에서 하나님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십자가와 하트 모양을 합친 다일공동체 심벌 목걸이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다일공동체
변창재(왼쪽) 이태형(오른쪽) 수사와 이들을 수사의 길로 이끈 ‘밥퍼’ 최일도 목사. 세 사람은 경기 가평군 다일자연치유센터 앞에서 하나님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십자가와 하트 모양을 합친 다일공동체 심벌 목걸이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다일공동체
한국 개신교계에 처음으로 독신 남성 수도회가 발족하면서 수사 2명이 탄생한다.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가 설립한 다일공동체는 ‘다일형제수도회’의 발족식 및 이 수도회 소속 수사 2명의 허원식(許願式)을 10일 오전 11시 경기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다일자연치유센터(031-568-6004)에서 열리는 다일공동체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함께 거행한다.

이번에 수사가 되기로 허원하는 사람은 이태형(40) 변창재(25) 씨다. 경남 밀양 태생으로 부산 동아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이 수사는 2001년에, 부산에서 태어나 강원대 축산식품과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변 수사는 2002년에 각각 다일공동체에 입회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세상 찾기 △작은 예수로 살기 △지도자 과정 등 다일영성수련 3단계 전 과정과 철저한 제자도를 걷는 공동체훈련인 DTS(Dail community Training School)를 수료했다.

개신교계에서 독신 여성 수도회로는 1980년 5월 민중신학자 안병무(1922∼1996) 박사의 제안으로 창립된 디아코니아자매회가 있다. 디아코니아(diakonia)는 ‘섬김’이란 뜻이다. ‘언님’이라 불리는 독신 여성의 수도회인 이 자매회는 창립 이후 전남 목포 지역에서 농어촌 지역사회개발사업, 결핵환자 자활사업, 노인복지회관 운영사업 등 봉사활동을 펴왔다. 1998년 충남 천안시 은석산 기슭에 3만여 평의 터를 확보하고 ‘영성과 평화의 집’을 지어 이곳을 모원(母院)으로, 목포 현장을 분원(分院)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 11명의 언님이 활동 중이다.

이로써 개신교계에 남녀 수도회가 모두 갖춰져 앞으로 교계 내 수도원 영성운동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서 옅은 아이보리색의 수사복을 입는 의식을 갖는 다일형제수도회 수사들은 수도원에서 은둔적 삶을 사는 가톨릭 수사들과는 달리 다일공동체 내에서 일반 신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노동과 기도의 생활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개신교 최초의 수도원인 은성수도원(경기 포천시) 창설자인 엄두섭 목사, 경기 양평군에서 새로운 개신교 수도원인 ‘모새골’ 창립을 준비하고 있는 임영수 목사, 다일복지재단 명예이사장인 이윤구 박사 등 수도원 공동체를 추구하는 전국 각지의 원로 및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개신교 첫 수도자 탄생을 축하한다. 오방식(실천신학) 장신대 교수가 강의하는 영성강좌도 열린다.

최일도 목사는 “25년 전에 품었던 개신교 독신 남성 수도회의 꿈을 이제야 이룰 수 있게 돼 가슴 벅차다”며 “이 수도회가 한국교회의 갱신에 밑거름이 되고, 신자들이 가야 할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수사는 결혼을 고민하다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신앙적 결혼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이웃을 더 많이 품기로 결정하고 독신 허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변 수사는 2002년 프랑스 테제공동체에서 독신의 희망을 발견한 이후 3년 동안 최일도 목사의 인도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변 수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을 향해 예수님의 거룩한 빛을 반사시키는 거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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