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보고 해상제패 뒤엔 ‘한선 조선기술’ 있었다

  • 입력 2005년 9월 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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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멘터리 ‘한국의 배’는 ‘한선’의 우수성을 역사자료 속에서 발굴해 입증한다. 사진은 1975년 경북 경주시 안압지에서 발굴된 ‘안압지선’(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사진 제공 MBC
MBC 다큐멘터리 ‘한국의 배’는 ‘한선’의 우수성을 역사자료 속에서 발굴해 입증한다. 사진은 1975년 경북 경주시 안압지에서 발굴된 ‘안압지선’(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사진 제공 MBC
해양 부국의 꿈을 품고 전남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해 바다를 지배한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 화포와 포탄을 개발해 금강 하구 진포에 침입한 왜구의 배 500척을 무찌른 고려의 최무선 장군, 12척의 배로 왜선 300척을 무찌른 23전 23승 불패 신화의 충무공 이순신… .

이들의 명성은 바다를 통해 완성됐고 그 근간에는 그들이 바다를 정복할 수 있게 만들었던 ‘배’가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조선(造船)은 어떤 의미일까? MBC는 한국 전통 선박의 역사를 고찰한 특집 다큐멘터리 2부작 ‘한국의 배’(연출 김장원)를 방영한다.

1부 ‘해상왕의 배를 찾아서’(6일 밤 11시)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장보고 국제 무역선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장보고가 활발히 해상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항해술과 더불어 과학적인 조선술이 뒷받침됐기 때문. 일본 승려 엔닌(圓仁)이 당나라의 불교 성지를 돌아보고 기록한 여행기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는 장보고 교역선의 우수성을 증언한 중요한 자료다.

제작진은 일본의 대표적 항구도시 오사카 해양박물관의 ‘바다의 시공관’을 방문해, 300년 전의 배를 발굴해서 6년에 거쳐 복원한 일본의 노력을 소개한다. 한국의 경우 2001년부터 장보고의 교역선을 복원하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사료나 지원 부족으로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실정.

또한 장보고 교역선의 실제 모습을 유추하기 위해 우리 배의 독특한 선형과 발달 과정을 조사했다. 한민족 특유의 배를 의미하는 ‘한선’은 이제껏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전통적인 중국 배는 정크선, 일본 배는 화선(和船) 혹은 대화형선(大和形船)으로 유명한 반면 한국의 전통 선박에 한선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선의 장점은 튼튼하다는 것. 몽고습래회사(蒙古襲來繪詞)나 속일본후기(續日本後紀)에는 한선의 견고성을 언급한 부분이 있다. 한선의 대표적인 바닥구조는 평평한 ‘평저형’. 대표적인 평저형 배는 거북선이다. 이는 갯벌이 넓은 한국의 지형적 특징과 관련이 있다. 장보고가 활동하던 중국 산둥 반도 일대는 평저형 배가 주로 사용됐다는 사실 등 다양한 고증을 통해 한선의 우수성과 장보고 교역선의 형태를 고찰한다.

2부 ‘한중일 조선삼국지’(20일)에서는 21세기 현재 지점으로 돌아와 세계 조선 산업 1, 2위를 다투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신흥 조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치열한 조선 산업 경쟁을 소개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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