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남녀평등? 미래는 여성이 지배…제1의 성

  • 입력 2005년 7월 30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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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구석기시대의 유물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사진 제공 생각의 나무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구석기시대의 유물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사진 제공 생각의 나무
◇제1의 성/헬렌 피셔 지음·정명진 옮김/493쪽·1만5000원·생각의 나무

“미래는 여성의 정치학이 지배하는 민주사회가 될 것이다!”(프랜시스 후쿠야마)

지금 여성들은 행진 중이다.

이들은 농경문화시대가 시작되던 수천 년 전에 자신에게 주어졌던 ‘제2의 성’으로서의 지위를 털어내고 있다. 빙하처럼 서서히, 현대의 여성들은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풍경을 새기며 새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우리는 바야흐로 여성의 세기로 이어지는 한 시대의 문턱에 서 있는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여성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한탄한 게 1949년. 반 세기가 지난 지금 저자는 당당히 선언한다. “여성은 태어나는 존재다!”

외람되게도(?) 여성을 ‘제1의 성’으로 자리매김하는 저자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빠져나올 때부터 남녀는 결코 같지 않다고 단언한다. “남성과 여성의 뇌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유전자 스위치’가 켜지는 생후 8주일에 남녀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저자는 두 가지 현상, 세계적인 베이비붐과 ‘폐경기의 생태학’에 주목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여성들은 거대한 파도를 이루며 지금 중년에 이르러 있다. 폐경기의 이들 여성은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 호르몬이 자연스레 겉으로 드러난다. 여성이 자연으로부터 받는 ‘이익배당’이다.

“여성은 이제 완전한 무기를 갖추었다.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뿐만 아니라 호르몬적으로도 그렇다!”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은 기록적인 수치로 임금 노동의 세계로 편입되고 있다. 이들은 많은 분야에서 ‘제1의 성’으로 부상할 것이다. 실제로 선진 산업국가의 여성들은 100만 년 전에 선조 여성들이 누렸던 경제력과 사회적 영향력을 되찾고 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경고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물고기가 자전거를 필요로 하지 않듯이 여성에게도 남성이 필요하지 않다!”

원제 ‘THE FIRST SEX’(1999년).

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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