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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29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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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자들은 이 자리에서 “스타급 배우들이 권력화하고 스타 파워를 앞세운 연예기획사들이 무리하게 제작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앞으로 전체 제작비 규모에서 배우, 스태프 등의 개런티가 차지하는 비율을 정한 표준제작규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비난의 표적이 됐던 연예기획사들의 모임인 매니지먼트협회 준비위원회는 “빠르게 움직이며 발전하는 영화산업과 매니지먼트산업,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현실을 인식하고 좀 더 발전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화해와 융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니지먼트협회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 등 35개사가 회원인 단체.
제작자와 연예기획사 간의 갈등은 일단 소강된 것인가? 반목의 본질은 무엇인가?
▽한국영화 부진, 개런티 탓?=제협 측은 “몇몇 스타와 연예기획사가 과도한 출연료와 부당한 지분을 요구해 제작비를 높였고, 이는 한국영화 수익률 저하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스타급 배우 A 씨가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뺀 순제작비 30억 원대 영화에 출연하며 출연료 5억 원과 지분 50%를 요구한 것, 여배우 B 씨가 출연료 4억 원에 지분 15%를 요구한 것이 사례로 제시됐다.
그러나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제작자들이 먼저 제작 지분을 약속한 계약서를 공개할 수도 있다”며 제작자의 책임을 지적했다. 한 스타급 남자배우는 “배우 캐스팅이 안 되는 것은 제작사의 기획과 시나리오가 좋지 않기 때문이지 개런티 흥정 때문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는 이날 영화제작가협회의 결의를 지지하면서 “영상 콘텐츠산업에서 일어나는 스타의 권력화 현상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봉합인가, 확전인가?=제협 회원인 강우석 감독이 23일 일부 기자들과 만나 고액 개런티와 지분을 요구하는 톱스타로 실명 거론했던 배우 최민식과 송강호는 29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두 배우의 소속사는 28일 “사실과 무관한 내용에 두 사람의 실명이 거론돼 배우 개인의 명예가 훼손된 것에 대해 강 감독에게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사 대 연예매니지먼트의 대립구도가 제작자 대 톱스타 대결로 양상이 바뀌는 것.
영화계 일각에서는 제협 측의 성명서 채택 등 일련의 움직임이 ‘적은 밥그릇 나누기’가 낳은 분쟁이라고 분석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현재 한국영화에 대한 극장과 제작사의 수익 배분율 ‘6 대 4’를 수입영화처럼 ‘5 대 5’로만 바꾸어도 제작사의 수익구조가 지금보다 13% 늘어나는데 이는 거론하지 않았다”며 “정해진 수익을 나눠 가져야 하는 연예기획사와 스타들만을 도의적인 차원에서 비난하는 것으로는 궁극적인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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