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홍상수의 ‘극장전’ 전문가들 “역시”

  • 입력 2005년 5월 20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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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간) 폐막하는 제58회 칸 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을 비롯해 총 8편의 영화가 공식 비공식 부문에 출품됐다. 이는 한국영화의 칸 진출 역사상 최다 편수.

▽‘극장전’, 엇갈린 반응=“좋았다. 그러나 뜨겁진 않았다.” 19일 오후 4시 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극장전’ 시사회 직후 현지 반응이다. 2400석인 객석의 70%가 찼다. 영화 도중 자리를 뜬 사람은 20여 명. 그러나 영화가 끝난 뒤 열광하는 관객도 그 정도 숫자를 넘지 않았다.

영화 전문가와 일반 관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홍 감독의 작품세계를 아는 외국 기자나 영화관계자들은 “자연스러운 연출과 스토리의 단순함이 인상적”이라고 했지만, 일반 관객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프랑스 영화사 루아시 필름의 라파엘 베르뒤고는 “연출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정확하며 분석적이다. 홍 감독의 작품 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것과 견줄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독일 영화잡지 기자는 “무슨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여성 관객은 “지루했다”고 했다.

▽높아진 위상, 그러나 ‘2%’ 부족=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거둔 최대 성과는 임권택 김기덕 홍상수 이창동이라는 이른바 ‘4대 천왕’ 외에 김지운 임상수 류승완 장률(재중 동포) 등의 감독이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얻은 것이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에 대해 “호화로운 영상에 재미있게 버무린 ‘총격전’ 영화”라고 호의적으로 평했다.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은 “칸에 온 세계의 영화인들은 예술영화부터 B급 상업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내는 한국의 역량에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마켓, 소리 없는 호황=쇼박스가 투자배급한 권상우 유지태 주연의 ‘야수’는 일본 아뮤즈 소프트 엔터테인먼트사에 360만 달러(약 36억 원)에 팔렸고, 유럽과 아시아 판매까지 합치면 총 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또 아직 촬영 전인 안병기 감독의 공포영화 ‘아파트’도 일본에 200만 달러(약 20억 원)가 넘는 액수에 판권이 팔렸다. 김혜수 주연의 공포영화 ‘분홍신’은 영국 이탈리아 대만 등과 총 50만 달러(약 5억 원)에 계약됐으며 ‘남극일기’는 영국에 15만 달러(약 1억5000만 원)에 팔렸다.

칸=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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