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점 일괄구입 소장”위작시비 한가운데 선 수집가 김용수씨

  • 입력 2005년 4월 25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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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그림 650점을 갖고 있다며 25일 이중 50여점을 공개한 김용수 씨. 허문명 기자
이중섭 그림 650점을 갖고 있다며 25일 이중 50여점을 공개한 김용수 씨. 허문명 기자
이중섭(1916∼1956) 화백 그림의 위작 논란이 유족-미술품감정협회 간의 대립이 팽팽해지면서 갈수록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정협회가 대량의 가짜그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지목한 김용수(金鏞秀·70) 씨가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소장 작품 일부를 공개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모 방송사와 이 화백의 미공개작 대규모 전시를 추진한 적이 있나.

“이 화백의 작품 650여 점을 갖고 있다. 이 화백 50주기를 맞아 이 방송사와 공동으로 전시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이공계 교수들을 포함해 5명의 대학교수진으로 ‘이중섭 미발표작 전시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준비해 왔다.”

―이 화백의 작품은 어떻게 소장하게 됐나.

“1970년대 서울 인사동의 한 고서점을 통해 650여 점을 묶음 형태로 구입했다. 엽서, 종이, 책자 등에 그려진 것들이다. 아마 이 화백의 가까운 인물이 생활고 때문에 내놓은 것이 아닌가 추정했다.”

―감정협회에서는 당신이 갖고 있는 그림이 시중에 나올 경우 600억∼1000억 원 규모의 사기극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전시 준비 막바지에 갑자기 유족 소장품의 위작 시비가 나와 모든 일정이 연기됐다. 감정협회가 준비위원회를 마치 위작을 생산 유포하는 범죄조직처럼 말해 피해가 막심하다. 전시 준비과정에서 종이 및 재료 감정은 물론 일본까지 가서 유족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화백의 그림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대해 납득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화백과 절친했던 구상 시인의 증언도 있었듯이, 이 화백은 밤낮으로 그림을 그려 방구석에 그림이 쌓여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감정협회가 자신들이 보았다는 300여 점 외에는 모두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 하겠다.”

건설업으로 돈을 벌었고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고 밝힌 김 씨는 이날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이 화백의 그림 중 오래된 종이, 골판지, 엽서, 책자 등에 그려진 수채화 유채화 등 50여 점을 보여주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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