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영어의 탄생’… 옥스퍼드 사전의 역사

  • 입력 2005년 4월 22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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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탄생/사이먼 윈체스터 지음·이종인 옮김/360쪽·1만4900원·책과함께

세계 공용어의 자리에 오른 영어는 온갖 언어의 혼혈어다. 켈트족의 방언과 로마의 라틴어가 섞인 잡종 언어는 곧 5세기 중엽 독일계통의 튜턴족 언어에 정복된다. 11세기까지 5만 개였던 영어의 어휘는 프랑스계통 노르만족의 침공으로 프랑스어의 세례를 받고 다시 셰익스피어를 만나 라틴어 아랍어 북유럽어를 차례로 흡수하면서 17세기 초 25만 개로 늘었다.

이 책은 불가사리처럼 수많은 언어를 삼키며 방대해진 언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옥스퍼드영어사전(OED)의 탄생과 증보의 과정을 기록했다. 1928년 10권으로 완성되기까지 71년간 41만여 개의 표제어와 182만여 개의 예문이 채집되는 과정에는 극적 요소가 가득하다. 37년의 세월을 언어 사냥에 바친 편집자가 있었고 정신병으로 감옥에 갇힌 채 주옥같은 예문을 제공한 자원봉사자도 있었다. 훗날 ‘반지의 제왕’의 작가 JRR 톨킨도 보조편집자로 일했다.

OED는 1989년 61만여 어휘를 실은 20권의 사전으로 다시 탄생했고 현재 100만 어휘 수록을 목표로 수정 3판 작업이 진행 중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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