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적시영양’ 주창자 쇼샤르 박사에 듣는 노화방지

  • 입력 2005년 3월 24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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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르 박사에게 가서 검진을 한번 받아 보라.”

영화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에서 체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힘들어하는 주인공 제임스 본드에게 정보당국의 발명가가 조언하는 말이다.

영화에 실명이 거론될 정도로 유명한 의사 클로드 쇼샤르(61)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제노화방지학회 설립자이자 아시아 노화방지학회 회장. 그가 30년 전 설립한 노화방지 전문병원 ‘라 끄리닉 드 파리’(02-2230-3395)가 21일 서울 신라호텔에 문을 열었다. 라 끄리닉 드 파리는 전 세계 11개국에 걸쳐 17곳이 있다.

노화방지의학은 삶을 단순히 양적으로 연장시키는 게 아니라 예전보다 길어진 노년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켜 주는 것.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잘 살도록 하는 게 목표다.

그는 60을 넘긴 나이지만 청년 같은 얼굴에 젊음이 넘쳐났다. 2시간 가까운 인터뷰에도 조금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그에게 ‘젊고 건강하게 사는 법’을 들어 봤다.

○ 신체 리듬에 맞게 음식을 먹어라

인체를 기계에 비유한다면 음식은 기계가 돌아갈 때 필수적인 연료. 건강하게 잘 살려면 제대로 잘 먹는 게 필요하다.

쇼샤르 박사는 시간에 따라 음식을 가려 먹는 적시(適時)영양(time nutrition)의 주창자. 장기의 활동과 호르몬 분비의 리듬에 따라 적절히 영양분을 골라 먹는 방법이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5분 만에 해치우고 저녁에는 회식 등으로 거하게 먹는’ 것이 직장인의 평균 식사법. 그러나 아침은 황제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야 한다고 박사는 말한다.

아침에는 단백질 함유량이 많은 음식을 먹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저녁에는 보통 식사 때 섭취하는 열량의 절반 이하로 먹는다. 저녁을 황제처럼 먹으면 장에 무리가 간다. 장에는 인체 면역계의 80%가 몰려 있어 장을 혹사할수록 몸이 힘들어진다. 특히 혈당지수가 높은 전분이나 단 음식은 좋지 않다. 한국인의 경우 흰쌀밥 대신에 현미나 잡곡밥을 먹으라고 쇼샤르 박사는 덧붙였다.

물과 올리브오일은 젊게 살기 위해 가장 좋은 음식.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지근한 물을 1잔 마시고, 수시로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한다. 물을 많이 마셔야 노폐물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 그만큼 화장실도 자주 가는 게 좋다. 다만 식사 전후 1시간이내에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키와 체중을 더한 양을 100으로 나눈 수치다. 가령 키가 170cm, 체중이 70kg이라면 하루 2.4L의 물을 마셔야 한다. 미네랄을 다양하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주기로 사 먹는 생수 종류를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첫 달은 A사의 것, 다음 달에는 B사의 것을 마시는 식이다.

불포화지방산인 올리브오일은 늙고 약해진 세포막을 재생해 준다. 아침에 시간이 없다면 빵에 올리브오일을 찍어 차와 함께 마시는 것으로도 훌륭한 식사가 된다. 쇼샤르 박사는 하루에 3, 4 테이블스푼의 올리브 오일을 먹도록 권했다.

○ 당분을 관리하라

당분이 많은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당분을 분해하는 효소인 인슐린이 ‘용량 초과’돼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당분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으면 몸 안에 지방이 쌓이고,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수명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지방 못지않게 당분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달고 전분이 많은 음식은 혈당지수가 높다. 쌀밥보다는 현미나 잡곡밥, 감자보다는 고구마, 열대과일보다는 포도나 자두, 복숭아 같은 과일이 좋다.

단 음식이 특별히 입에 당길 때는 오후 4∼6시를 노리라고 쇼샤르 박사는 조언한다. 이 시간은 체내 인슐린 분비가 최대로 올라가는 때. 당분을 먹어도 소화가 빠르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적다.

이런 맥락에서 커피보다는 차가 좋다. 커피에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 쇼샤르 박사는 하루 4, 5컵의 차를 마신다. 대신 오후 2시 이후에는 허브티를 마신다. 카페인 성분이 든 차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 술 한 잔에 물 두 잔씩

쇼샤르 박사의 건강법을 적용시켜 볼 때 한국인의 최대의 적은 회식 때 먹는 술과 고기. 마지못해 꼭 먹어야 한다면 그래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은 있다. 쇼샤르 박사는 ‘술 한 잔에 물 두 잔’ 법칙을 제시한다. 물을 마시면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켜 줄 뿐 아니라 갈증을 없애줘 술을 더 먹는 것을 막아 준다. 보통 술을 마시면 갈증이 나 술을 자꾸 마시게 되기 때문.

고기는 최대한 지방분을 잘라내고 먹도록 한다. 지방이 고소해 입에는 맞아도 건강에는 적이다. 타거나 까맣게 그을린 부분은 최대한 긁어낸 뒤 먹는다. 그을린 부분에는 발암물질이 많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쇼사르 박사의 노화방지 10계명▼

1. 아침에는 단백질을 먹어 에너지를 얻어라.

2. 물은 하루에 키와 몸무게를 더해 100을 나눈 수치(L)만큼 마셔라.

3. 저녁은 점심에 먹은 총열량의 절반만큼만 먹어라.

4. 단 음식은 오후 4~6시에 먹어라.

5. 생선과 제철 과일을 많이 먹어라.

6. 식사는 최소 30분 이상 해라.

7. 음식에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많이 곁들여라.

8. 식물성 오일을 주로 먹고 베이컨 등 동물성 지방은 피하라.

9. 스트레스를 피하고, 항상 긍정적으로 행복한 일을 생각하라.

10. 담배와 술을 최대한 자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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