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외손자 “우리는 한국인…애국가 저작권 무상양도”

  • 입력 2005년 3월 1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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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안익태 선생의 부인 로리타 안 여사(오른쪽)와 외손자 미겔 익태 안 기옌 씨(왼쪽), 셋째 딸 레노아 안 씨가 14일 오전 경기 수원의 화성행궁을 찾아 큰북을 치며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수원=연합
고 안익태 선생의 부인 로리타 안 여사(오른쪽)와 외손자 미겔 익태 안 기옌 씨(왼쪽), 셋째 딸 레노아 안 씨가 14일 오전 경기 수원의 화성행궁을 찾아 큰북을 치며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수원=연합
경기관광공사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안익태(安益泰·1906∼1965) 선생의 외손자 미겔 익태 안 기옌(27·변호사) 씨는 14일 “애국가는 한국의 것이고 우리 가족은 한국인이므로 저작권을 무상으로 한국에 양도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문화관광부는 이들이 16일 오전 정동채(鄭東采) 문화부 장관을 만나 애국가 저작권 기증식을 갖고 양도증서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겔 안 씨는 “한국에 대한 우리 가족의 애정을 보여주고 싶어 무상 인도키로 결정했다”며 “할아버지(안익태 선생)께서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국민이 언제나 부를 수 있도록 애국가를 만드셨기 때문에 당연히 애국가는 한국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 한국에서 애국가 저작권 논란이 일면서 일부에서 애국가를 바꾸자는 주장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할아버지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마음에 상처를 입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족들이 안익태 선생의 유품 보상가를 높게 요구해 스페인에 안익태기념관을 세우는 일이 무산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피력했다.

그는 “그 보도는 잘못된 것이며 우리는 한국인들이 유품을 보며 조국에 대한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독립기념관에 첼로와 피아노 등 유품을 무상 기증한 바 있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애국가 저작권이 넘어오는 대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저작권료 징수를 정지시키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한편 안익태 선생의 부인 로리타 안(89) 여사 및 셋째 딸 레노아 안(52) 씨와 함께 방한한 미겔 안 씨는 15일 경기도청에서 ‘2005 경기방문의 해’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을 예정이다.

한양대에서 3년간 유학한 미겔 안 씨는 “한국과 스페인의 우호증진에도 노력하겠다”면서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홍보하는 일을 맡게 돼 가족 모두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익태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20일 출국할 계획이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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