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사막에 추락한 비행기 “희망 아님 소일거리라도…”

  • 입력 2005년 1월 26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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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이가영화사
사진 제공 이가영화사
세상의 오합지졸들이 한데 모였다. 장소는 놀이동산이 아니라 나침반이 있어도 갈 길을 찾을 수 없는 고비사막 한가운데. 가진 것이라곤 약간의 식수와 복숭아 통조림, 그리고 한때 이들을 태우고 날아올랐지만 추락해서 고철 덩어리가 되고 만 낡은 비행기. 과연 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피닉스’는 패자 부활기다. 중년 관객이라면 고비사막을 삶의 어느 지점쯤에서 맞닥뜨린 위기, 부서진 비행기를 잃어버린 자신감쯤으로 대입해서 보기 십상이다.

프랭크 타운즈(데니스 퀘이드)는 유정(油井)을 찾다가 실패해 철수하는 석유회사 직원들을 전문적으로 실어 나르는 비행사. 어느 날 한 유정의 직원들을 철수시키다가 모래폭풍을 만나 추락하고 만다. 타운즈는 구조대를 기다리자고 하지만 수수께끼의 승객인 엘리어트(지오바니 리비시)는 자신이 항공기 디자이너라며 부서진 비행기를 해체해 새 비행기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타운즈가 무모한 시도라고 반대하자 생존자 중 한 명은 홀로 길을 떠난다. 가까스로 그의 뒤를 따라잡은 타운즈에게 생존자는 “희망이 아니라면 소일거리라도 줘요. 이대로 기다리다 죽을 순 없어요”라고 호소한다. 타운즈는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불사조 ‘피닉스’는 이들이 고철 덩어리를 해체해 새로 만든 비행기의 이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한 장면처럼 황금빛으로 유순하게 펼쳐진 사막 풍경은 고비가 아니라 아프리카의 나미비아다. 1965년 작의 리메이크. 2월 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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