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주일의 키워드]‘소중한 사람’ 길은정 애도 물결

  • 입력 2005년 1월 13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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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중 ‘푸른색 기타’를 안고 기뻐하는 가수 길은정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암투병중 ‘푸른색 기타’를 안고 기뻐하는 가수 길은정 씨. 동아일보 자료사진
7일 사망한 가수 길은정에 대한 누리꾼(네티즌)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며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그녀가 운영하던 홈페이지와 대표곡 ‘소중한 사람’의 검색이 급증했고 길 씨가 사망하기 3일 전에 쓴 일기는 6만여 명이 읽었을 정도.

2위에는 MBC의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신강균의 사실은…’이 올랐다. 프로그램의 진행자와 기자가 비리를 폭로한 SBS의 대주주 태영으로부터 술 접대와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 ‘인면어’ 사진이 한 사이트에 올라오면서 합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들끓었다.

인터넷에 심심찮게 돌아다니는 ‘연예인들의 중고교 졸업사진’ 검색 순위도 급상승했다. 이번엔 연예인 졸업사진이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져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색순위 Top10
순위검색어
1길은정
2사실은
3인면어
4연예인 졸업사진
5휴대전화 연주
6고현정
7신년운세
8눈썰매장
9강은비
10모터쇼

5위에 오른 ‘휴대전화 연주’는 휴대전화 번호마다 음정이 다른 것을 이용해 노래를 연주하는 놀이. 버튼 음을 크게 해놓고 리듬에 맞춰 누르면 노래가 되는 것. 한창 유행중인 ‘어머나’는 ‘3 2 3 / 3 2 3 / 3 2 3 4 3’, ‘눈의 꽃’은 ‘3 3 8 7 8 7 8 7 6 5 6 0 0’ 등으로 표시돼 악보를 보듯 번호를 눌러 곡을 연주할 수 있다. 최신 유행곡은 물론 ‘비행기’ ‘따르릉’ 등의 동요 악보들도 나와 있다. 휴대전화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뛰어넘어 놀이도구로 변해가는 세태를 보여준다.

10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탤런트 ‘고현정’은 드라마 ‘봄날’이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누리꾼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온이 급강하 하면서 ‘눈썰매장’을 비롯한 겨울 스포츠 관련 키워드들의 순위도 일제히 올랐다.

9위에 오른 ‘강은비’는 영화 ‘몽정기2’에 출연한 신인 연기자. 인터넷 최대 얼짱 카페인 ‘5대 얼짱’ 카페에서 2기 얼짱으로 뽑혔던 전력이 있다. 이미 오래전 연예계에 진출한 박한별 또한 이 카페 출신이다.

세계 최대의 모터쇼인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개막하면서 슈퍼 카와 신개념 자동차들에 관심이 많은 누리꾼들의 ‘모터쇼’ 검색도 잦았다.

조희제 다음검색 분석실장 ouyaa@daumcorp.com

▼사람 얼굴한 ‘인면어’ 실제여부 갑론을박▼

이번 주엔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 ‘인면어 (人面魚·사진)’인터넷이 떠들썩했다. 지난해 일본의 한 스포츠지가 보도했던 인면어 사진이 재등장한 데다 충북 청주시에서 인면어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주간 검색 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사실 ‘인면어’의 실재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해묵은 것. 지난해 일본 ‘도쿄 스포츠’지가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지만 평소 이 신문은 ‘반인반수의 괴물 출현…인도 50여 개 마을 주민 대피’처럼 황당한 이야기를 자주 실어온 매체다. 그 당시 합성사진의 해프닝으로 결론났으나 청주의 인면어 때문에 다시 관심이 증폭됐다.

다시 떠오른 인면어 논란을 두고 인터넷에선 해석이 구구하다. 한 누리꾼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에도 인면어가 발견됐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에도 인면어가 발견됐다’고 주장했지만 근거 없는 낭설.

또 한 누리꾼은 인면어가 생기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유전자 전환을 실험하는 생물과학공장에서 만들어냈다’ ‘물고기가 되기를 염원하다 1986년에 사망한 농부의 화신’ ‘아틀란티스 대륙이 잠긴 뒤 섬사람이 물고기로 변신한 것’….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 이미지는 한국과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중국 시안(西安)의 반포(半坡) 유적지에서 출토된 신석기 유물인 채색 도자기에서도 사람 얼굴을 한 물고기 문양이 발견된 적이 있다. 또 불교에선 사람 얼굴을 한 물고기를 ‘극락어’라고 부른다. 밤낮 없이 눈을 뜨고 수행과 정진을 통해 승천의 날을 기다리는 인면어신은 수행자들의 본보기로 거론된다.

그럼 청주에서 발견된 것처럼 사람과 닮은 물고기들은 뭘까. 어류의 형태를 연구하는 한국해양연구원 명정구 박사는 “물고기의 두개골이 함몰되는 등 골격 기형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물고기 역시 고등동물이어서 다른 동물의 형태가 느닷없이 침입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꼬리가 길게 달린 사람의 탄생이 불가능하듯 말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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