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실명기록 발견… 조선인 여성 300여명 명단

  • 입력 2005년 1월 11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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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실명 기록이 처음으로 발견된 조선인 ‘유수명부’ 표지(위)와 그 내용. 명부에 위안부 생활을 한 김복동 할머니(79)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실명 기록이 처음으로 발견된 조선인 ‘유수명부’ 표지(위)와 그 내용. 명부에 위안부 생활을 한 김복동 할머니(79)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일본군 군속명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실명기록이 처음으로 발견돼 향후 일본 정부의 책임과 배상을 묻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신대연구소 강정숙 연구원은 “국가기록원의 군인군속자료를 조사하던 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실명기록을 군속명부에서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군속명부는 1947년 9월에 작성됐으며 ‘제16군 사령부 등 직할부대 조선인 유수명부(留守名簿) 제4과 남방반(南方班)’이라고 적혀 있다.

이 명부에 따르면 1945년 8월 31일 당시 19세였던 김복동 할머니(79)가 남방군 제10육군병원의 군속 중 가장 낮은 직급인 용인(傭人)으로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할머니는 15세의 나이에 중국 광둥(廣東),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이 명부에는 또 김 할머니 외에도 1945년 8월 1일부터 31일까지 싱가포르 등지에 있던 300여 명의 조선인 여성이 육군 제5병원, 제9병원, 제10병원 등의 용인이나 임시간호부로 채용됐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연구소 측은 “명부에 실린 생년월일 등의 신상 내용과 김 할머니의 예전 증언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전쟁이 끝난 시점에 조선인 여성들을 간호부로 고용했다는 기록은 위안부 제도를 은폐하거나 마지막까지 조선의 여성노동력을 수탈하려는 일제의 의도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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