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세계의 문호, 그들이 서울에 온다

  • 입력 2004년 12월 14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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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 나라의 대작가와 석학들이 대거 참여하는 세계적인 문학 포럼이 내년 5월 서울에서 열린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예진흥원(원장 현기영)과 함께 내년 5월24∼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조직위원장 김우창)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럼에 참가하기로 한 외국 문인 및 지식인 대부분은 노벨문학상이나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했거나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거장들”이라면서 “이번 포럼에서는 우리 문화사상 유례없는 커다란 문학 담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포럼 참가자 가운데는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인 장 보드리야르,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로 꼽히는 르 클레지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석학 자크 아탈리, 미국의 계관시인 로버트 하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칠레의 루이스 세풀베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케냐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 터키를 대표하는 소설가 오르한 파묵, ‘붉은 수수밭’을 쓴 중국 소설가 모옌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논의할 포럼의 대주제는 ‘평화를 위한 글쓰기’. 소주제로는 ‘인간 가치와 정치 변화’ ‘영구 평화의 이상’ ‘동아시아 문화의 과거와 미래’ ‘한국적 평화 전통의 이상’ 등 13개가 잡혔다. 김 조직위원장은 “참가자들은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세계가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거장들과 포럼을 함께할 한국 문인들로는 김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백낙청 유종호 고은 현기영 오정희 복거일 김성곤 황지우 최원식 최윤 등 20여 명이 나선다.

포럼은 한국어와 영어, 프랑스어 동시통역으로 진행된다. 메인 포럼 외에도 작품 낭독회, 강연회, 좌담회 등 작가별 행사가 언론사 학회 대학 문예지 등의 주관으로 열린다. 개별 행사를 원하는 곳은 대산문화재단으로 연락해 협의를 거쳐야 한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6·25전쟁(1950) 당시 북한 측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헝가리 작가 티보 머레이, 혜경궁 홍씨를 소재로 한 소설 ‘레드 퀸’을 썼던 영국 작가 마거릿 드래블, 중국의 망명 시인인 베이 다오, 미국 하이퍼 픽션(첨단 인터넷 소설)의 선두주자인 소설가 로버트 쿠버, 환경시(詩)와 선시(禪詩)로 세계적 주목을 받아온 개리 스나이더, 일본 도쿄대학 총장을 지낸 하스미 시게히코, 쿠바를 대표하는 소설가인 레오나르도 파두라, 노르웨이 시인 에를링 키텔센 등도 참가해 담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9월 열린 제1차 서울국제문학포럼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인 소설가와 석학 20여 명이 참석했었다. 대산문화재단은 이 포럼을 앞으로 5년마다 계속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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