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이현도 “힙합 트렌드 보여주렵니다”

  • 입력 2004년 12월 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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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더 뉴 클래식’을 프로듀싱한 이현도. -원대연기자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더 뉴 클래식’을 프로듀싱한 이현도. -원대연기자
“요즘 힙합은 록, 펑크(funk),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해 랩을 감싸주는 음악이 됐습니다. 이 음반은 세계의 힙합 트렌드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어요.”

국내 힙합의 대부로 불리는 ‘듀스’ 출신의 이현도(32)가 40여 명의 뮤지션을 이끌고 제작한 컴필레이션 음반 ‘더 뉴 클래식(The New Classik)’이 16일 발매된다.

18곡의 수록곡을 모두 작곡한 이현도는 새 음반에 대해 “이것이 바로 힙합”이라고 말했다. 100달러짜리 고장 난 키보드를 이용해 일부러 소리를 왜곡시켜 잡음이 나도록 하기도 했다. 이현도는 “새 청바지를 찢어 더럽힌 것 같은 음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이현도만의 힙합이다.

“연례행사가 된 힙합 컴필레이션 음반이 올해는 불황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제가 나서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 봤죠.”

참여 가수는 1990년대 중반에 활동한 ‘솔리드’의 이준을 비롯해 ‘DJ DOC’, 조PD, 김진표, 주석, 최근 이름을 알린 ‘에픽하이’ ‘데프콘’ 등 28개 팀 40여 명. ‘신화’의 에릭과 민우도 참여했다.

타이틀곡 ‘힙합 구조대’는 이현도를 포함해 ‘에픽하이’, 김진표, 이준 등 9개 팀이 참가한 곡. 잡음을 넣어 프로그래밍한 사운드가 이색적이고 한국 힙합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이현도가 직접 랩을 한 ‘원 앤 온리’는 신시사이저를 이용해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워치 요 백(Watch Yo’ Back)’은 록 사운드를 샘플링한 장중한 곡이다.

‘DJ DOC’와 4개 팀이 랩을 한 ‘센스 멋쟁이’는 유치한 패턴의 그루브(groove·흥겨운 리듬감)가 익살스러운 사운드를 자아낸다. ‘행진 90’은 ‘들국화’의 ‘행진’ LP를 스크래치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다. 이현도는 새 음반에서 세 곡의 랩에 참가하고 ‘최고’라는 노래에는 보컬로 참여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힙합을 만드는 사람이지 가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활동을 중단한 뒤 199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음악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00년 ‘완전 힙합’ 이후 솔로 음반을 내지 않았으나 이효리, ‘DJ DOC’, 렉시 등의 음반에 프로듀서로 참가했다.

그는 “한국 힙합 뮤지션의 실력은 나아지고 있으나 상황은 열악하다. 그래도 힙합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음반의 부제는 ‘앤 유 돈 스톱(And You Don’t stop)’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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