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낙지네 개흙잔치’…자연을 느껴봐요

  • 입력 2004년 12월 3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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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네 개흙잔치/안학수 지음/150쪽·6500원·창비(초등 고학년)

‘장사치는 비위가 좋아야 한다고/비린내를 쉽게 만진다//장사치는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지느러미를 잘라낸다/장사치는 배알이 없어야 한다고/내장을 발라낸다//장사치는 모든 걸 견뎌야 한다고/몸통에 칼집을 낸다…(중략).’(‘어머니는 생선장수’)

‘밀릉슬릉 주름진 건/파도가 쓸고 간 발자국/고물꼬물 줄을 푼 건/고둥이 놀다 간 발자국//스랑그랑 일궈 논 건/농게가 일한 발자국/…/온갖 발자국들이 모여/지나온/저마다의 길을 펼쳐 보인 개펄 마당//그 중에 으뜸인 건/쩔부럭 절푸럭/뻘배 밀고 간 할머니의 발자국//그걸 보고 흉내 낸 건/폴라락 쫄라락/몸을 밀고 간 짱뚱어의 발자국.’ (‘개펄마당’)

쉬운 시어를 사용했지만 소재나 내용상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을 만한 동시집. 65편의 수록 시는 크게 순수한 눈길로 자연을 바라본 동시와 결손가정이 낳은 외톨이 아이나 학원 다니기에 바쁜 요즘 아이들의 모습 등 현실의 삶을 담아낸 동시로 나뉜다.

자연을 노래한 동시는 ‘밀릉슬릉’ ‘걀그락샬그락’ 등 재미난 의태어, 의성어를 많이 사용해 읽는 맛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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