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70년대 노동운동 다룬 노래굿 공식음반 나와

  • 입력 2004년 10월 13일 18시 47분


“노동계가 항상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극단 학전 대표 김민기(金敏基·53·사진)씨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장의 불빛’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공장의 불빛’은 1970년대 노조탄압을 소재로 한 노래굿으로 1978년 제작돼 유신정권 치하에서 불법 테이프로 노동 운동계에 유포됐다.

김씨는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진출한 현재의 노동운동과 1970년대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며 “현 노동계는 너무 대형화된 측면이 있으므로 1970년대 한국 노동운동 초기의 소박함을 기억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공장의 불빛’이 공식 음반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1980년대에는 아예 불가능했고, 1990년대 이후에도 함께 작업할 이를 찾지 못했다. 김씨는 “버려둔 자식을 26년 만에 되찾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죽을 각오로 만들었을 만큼 정치 사회적 상황이 어두웠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1970년대의 아픔을 안고 태어난 작품으로 이해해 줬으면 합니다.”

이번에 나온 ‘공장의 불빛’은 원음 DVD 버전과 가수 정재일이 리메이크한 CD로 구성되어 있다. 김민기는 이와 함께 ‘아침이슬’이 실린 첫 음반과 ‘연이의 일기’ 등을 모은 ‘패스트 라이프(Past Life) 오브 김민기’도 냈다.

“예전 음반을 정리했으니 자유롭게 새로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어린이와 관련된 작업이 될 것 같네요.”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