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티셔츠도 티셔츠 나름… 난 ‘캐릭터’를 입는다

  • 입력 2004년 5월 27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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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캐릭터나 유머러스한 문구를 디자인해 넣은 캐릭터 티셔츠가 서울의 스트리트 패션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슈퍼맨, 배트맨, 뽀빠이, 스누피, 아톰, 마징가Z 등 만화 주인공이 대표적인 인기 캐릭터들.

얼마 전 종영한 미국 시트콤 ‘섹스 앤드 더 시티’의 패션 스타 사라 제시카 파커가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빈티지 티셔츠를 입은 데 이어 가수 서태지가 최근 TV 토크쇼에 아톰 티셔츠 차림으로 출연한 것도 인기 상승에 한몫을 했다.

○ 만화 캐릭터의 유행

캐릭터 티셔츠의 유행은 유명 캐릭터들의 생일 이벤트를 전후로 시작됐다.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는 지난해 11월 75회 생일을 맞았다. 1928년 11월 단편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에 등장한 이후 20세기 세계 대중문화의 상징이었다. 이를 기념해 파리의 유명 패션 멀티숍 콜레트는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450장의 리미티드 에디션 티셔츠를 만들어 세계 유명 인사들에게 증정하기도 했다.

벨기에의 대표 만화 캐릭터 틴틴도 올해 탄생 75주년을 맞아 벨기에 조폐국이 지난달 기념 은화 유로 5만개를 제작해 판매했다. 1963년 제작된 일본의 아톰은 만화영화에서 2003년 4월 7일 태어나는 것으로 설정된 것을 기념해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아톰 캐릭터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돼 최근 국내에서도 각종 캐릭터의 인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패션 로드숍들은 약간 닳은 듯 워싱 처리한 면 티셔츠에 선명한 만화 캐릭터를 담은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패션정보회사 퍼스트뷰 코리아의 송서윤씨는 “디지털 카메라로 자신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데 익숙한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동심이 담긴 만화 캐릭터와 직설적인 메시지 로고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 같다”고 말한다.

○ 패션 브랜드의 캐릭터 티셔츠

돌체 앤드 가바나는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 티셔츠를 전면에 내세워 올 상반기 주요 패션 컬렉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근 젊은층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디스퀘어드는 핫도그와 같은 만화적 캐릭터와 함께 ‘나와 데이트해 주세요(Take me out)’ 등 익살스러운 메시지를 담은 문구를 티셔츠 앞쪽에 가득 담았다.

영국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안토니 앤드 알리슨과 루엘라 비틀리는 동화적 요소를 담은 캐릭터 티셔츠를 선보였고, 마크 제이콥스와 D&G는 해골과 근육맨을 티셔츠에 담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만화 캐릭터를 주요 모티브로 삼는 아이스버그와 카스텔바작은 올여름 도널드 덕과 벅스 버니를 각각 등장시켜 중년층 고객을 유혹한다.

이 같은 캐릭터의 인기를 반영해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의 패션 멀티숍 메이즈 메이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 아이콘인 메릴린 먼로를 프린트한 필립 트레이시 가방, 캐릭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조르디 라반다 액세서리 등을 대거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프라다와 샤넬도 올여름 옷과 가방에 로봇, 풍뎅이 등 장난스러운 캐릭터를 넣었다.

○ ‘믹스 앤드 매치 패션’ 주목

돌체 앤드 가바나가 밀라노 패션쇼에서 제시한 캐릭터 티셔츠 연출법은 대단히 과감했다.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에 짧은 데님 스커트와 초록색 모피를 입거나, 한없이 여성스러운 느낌의 아이보리색 시폰 블라우스 안에 도널드 덕 문양의 티셔츠를 받쳐 입는 식이다. 검은색 슈트 차림 안에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검은색 티셔츠를 입기도 했다.

패션정보회사 ㈜아이에프네트워크 인터패션플래닝 사업부 이경희 수석은 “미키 마우스나 원더 우먼이 그려진 티셔츠에 짧은 데님 재킷과 흰색 미니 스커트를 입고 목에 작은 크기의 스카프를 매 보라”고 제안했다.

미키 마우스와 아톰 등 만화 캐릭터는 현대 미술에서도 주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온갖 은유와 상징이 넘쳐 나는 현대 사회에서 다소 투박한 메시지 전달 방식인 만화 캐릭터와 문구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과거 가장 편하게 입는 옷이었던 티셔츠가 팝아트적인 만화 캐릭터로 포장돼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이 됐다. 이는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믹스 앤드 매치 패션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 불어 닥친 청바지 열풍이 이젠 티셔츠로 옮겨가고 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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