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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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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명한 여행사진작가 우버 오메르가 4년간 다섯 대륙을 누비며 카메라에 담은 세계의 가족이야기. 그는 이 책을 만들기 위해 1996년 6월부터 2000년4월까지 2만5000km를 여행했다. 지구를 여섯 바퀴 돈 셈이다. 그는 130개국 1200여 가족을 취재했는데 그 중 53개국의 가족이야기를 골라 소개하고 있다.》
100여 컷의 생생한 컬러 사진과 각국 어린이 목소리를 담은 친근한 편지글로 돼 있다. 편지글 옆에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지리적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곁들였다. 특별한 순서가 없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자유롭게 세계와 마주할 수 있다.
우선 한 면 가득 실린 가족사진의 표정이 재미있다. 어느 나라나 가장 좋은 옷을 차려 입고 정면의 카메라를 응시하며 웃음 짓고 있다. 머릿속의 생각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 순간만큼은 문화나 언어의 차이, 계층과 이념의 다름으로부터 자유로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가족사진 한 장 한 장이 그 나라의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내는 텍스트 역할을 한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서 그 나라의 특징 및 사람들의 일상과 전통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행이란 편견을 없애고 열린 마음을 가져다준다. 오메르의 사진들은 그 가족이 어디서 살건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강대국 미국에 살건,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 살건 그들의 삶은 똑같이 중요하다.
맞은편 면에는 그 나라 전통 인사말을 건네며 시작하는 어린이의 편지글이 있다.

‘살람!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나기 전에는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을 잘 몰랐어. 많은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은 테러리스트가 사는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건 오해야.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데.’(아프가니스탄)
‘후이데모르헨! 이건 그냥 구경하라고 만들어 놓은 풍차가 아니야. 진짜 풍차라고. 바람이 불면 저 거대한 날개가 빙빙 돌아. 우리 고조할아버지가 1826년에 만드신 거래. 엄마 아빠는 이 풍차를 이용해 밀을 갈아 밀가루를 만들어 파셔.’(네덜란드)
‘그다이! 우리 호주 원주민은 3만5000년 전부터 이 땅에 살았어. 그런데 겨우 200년 전에 이곳에 온 유럽의 식민지 개척자들이 우리 조상들을 마구 죽여서 이 땅에서 쫓아내려고 했어. 하지만 어림없었지. 이 땅의 주인은 우린 걸.’(호주)
우리 아이가 이 책에 등장해 우리 가족을 소개한다면? 마지막 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한민국을 펼쳐 가족사진을 붙이고 직접 편지글을 써 넣도록 하자.
‘안녕! 내 이름은 ○○야….”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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