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부부 조각가 볼프강 쿠바흐와 안나 마리아 뷜름젠은 ‘돌’이라는 소재로 책을 빚어낸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찾은 아름다운 돌들이야말로 인간과 역사를 담은 재료라고 생각한다’는 이들은 저마다 다른 무늬와 색을 가진 돌들을 책 모양으로 연마한다. 이들이 책으로 상징하는 것은 ‘지혜’이며 그것은 ‘시간 속에 마모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그 모습이 바뀌어가며 읽힌다’는 은유를 표현한 것이다.
이들의 돌조각 작업은 조각가인 딸과 사위에게도 그대로 전수되었다. 2세대인 리비아 쿠바흐와 미하엘 크롭 부부의 작품은 ‘책’이라는 구상에 몰두한 부모와 달리 빛과 소리라는 추상을 돌조각에 담아낸다는 것이 특징. 아침햇살이나 석양빛 등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표면색깔도 아름답게 변한다. 전시 차 방한한 이들 가족은 “우리의 작업은 노동이 아니라 명상”이라고 말했다. 5월8일까지 서울 박여숙화랑. 02-549-7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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