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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0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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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0번’이 국내 초연된다. 25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서울 바로크합주단의 ‘베토벤의 재발견’ 콘서트. 이 무대에서 독일 피아니스트 페터 폰 빈하르트는 볼프강 젤리거가 지휘하는 바로크합주단과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E플랫장조를 협연한다.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E플랫장조는 베토벤이 13세 때 작곡 스승이었던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의 권유로 작곡한 작품. 관현악 파트가 없이 피아노 악보만 남아있었으나 20세기 들어 스위스의 음악학자 빌리 헤스가 관현악 악보를 완성한 뒤 ‘0번’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이후 베토벤의 협주곡 중 하나로 인정받았지만 오랫동안 연주되지 못한 채 다시금 잊혀져 왔다.
이번에 피아노를 연주하는 빈하르트는 2001년 이 곡을 찾아내 연주한 뒤 전 세계에 이 작품을 소개하는 데 애쓰고 있다. 그는 8월 다름슈타트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이 작품을 녹음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음악사상 ‘0번’으로 불리는 작품을 살펴보면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0번이 유명하다. 브루크너는 두 곡의 교향곡을 습작용으로 완성한 뒤 세 번째 교향곡을 ‘1번’이라고 이름 붙였기 때문에 두 곡의 습작 교향곡은 오늘날에도 ‘00번’ ‘0번’으로 불린다. 안토닌 드보르자크 역시 초기에 작곡한 교향곡 네 작품에 번호를 붙이지 않았고 그 뒤에 다섯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그의 마지막 교향곡 ‘신세계에서’는 ‘교향곡 5번’으로 불려졌다. 그가 죽은 지 13년이 지난 1917년, 체코 음악학자 오타카르 수레크가 초기 교향곡을 다시 찾아내 드보르자크의 작품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신세계에서’는 교향곡 9번이 됐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피아졸라의 ‘라스 에스타시오네스’, 모차르트 교향곡 A장조 K 201 등도 연주된다. 3만∼10만원. 02-2068-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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