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滿開…4월들어 10여건 넘게 열려 ‘이례적’

  • 입력 2004년 4월 9일 18시 06분


《4월 들어 사진전이 줄잡아 10여건 넘게 열린다. 한 달 동안 이렇게 많이 열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 지방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달 중 날을 잡아 단체 사진전 투어를 계획할 정도다. 사진전문화랑도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관훈동 김영섭사진화랑에 이어 이달 말 갤러리 뤼미에르가 강남구 청담동에서 문을 연다. 지난달 초 국내 사진작가 4명의 그룹전 ‘리얼-리얼리티’전을 기획했던 국제갤러리 김은수 수석큐레이터는 “대부분 30, 40대 영상세대인 컬렉터들이 단순한 복제를 넘어 다양한 디지털 실험을 하는 사진작품들에 신선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비평가 진동선씨는 “미술관, 화랑의 큐레이터들이 점차 디지털 영상세대로 바뀌면서 사진장르를 선호한다”고 평했다. 4월의 주요 사진전들을 소개한다.》

◇천경우 전=천씨는 ‘시간의 축적’을 인화지에 표현하기 위해 장시간 노출로 피사체의 흔들림을 찍는 것이 특징. ‘6일간’은 작가가 6일 동안 매일 1시간씩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마지막 날 그녀의 표정을 잡은 것이다. 다섯 명의 소녀에게 마음속으로 300회를 세게 한 다음 마지막 표정을 담은 ‘300번’이라는 작품은 ‘시간의 상대성’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0일∼5월 2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 02-418-1315

◇시간의 풍경전=두 작가가 1950, 60년대 한국의 풍경전을 담은 추억의 사진전. 1978년 작고한 김명철씨는 1992년에야 첫 전시가 유작전으로 열렸고, 박영무씨는 이번에 첫 전시를 갖는 작가. 6·25전쟁부터 60년대 후반까지 인천과 인천 근교의 풍경 속에 담긴 따뜻한 삶의 모습들(김명철)과 60, 70년대 서울의 뒷골목 풍경과 사람들(박영무)이 각각 담겼다. 20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02-736-1020

◇우종일 전=보그(Vogue), 하퍼스 바자(Happer's Bazzar) 등 유명 잡지와 함께 작업한 우씨의 ‘누드와 누더티(Nude & Nudity)’ 전. 인체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흑백의 누드로 표현했다. 18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 02-544-8481

◇피에르 & 쥘 전=장 폴 고티에, 마돈나, 카트린 드뇌브 등 유명인들을 모델로 해 동성애적 감수성을 담아 신비하고 몽환적 세계를 펼쳐 보이는 두 사람의 개인전. 한국에서는 첫 개인전이다. 5월 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00

◇팝 컬처(Pop Culture)전=프랑스 국립현대미술기금 소장품 순회전. 프랑스 대표 사진작가 8명이 유럽의 문화적 혼성의 현장을 담았다. 5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갤러리 세줄. 02-391-9171

◇오형근 전=여고생 사진을 통해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5월 2일까지 서울 광화문 일민미술관. 02-2020-2062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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