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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19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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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사의 반응은 냉랭했다. KBS는 사장의 와병을 이유로, MBC는 사전 약속이 없었다며 각각 부사장이 맞았다.
한나라당측은 KBS 안동수 부사장을 만나 생중계의 정당성을 조목조목 제시한 뒤 “제작 책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안 부사장은 “제작진 면담은 정치적 압력으로 비칠 수 있다”며 거절했다. 면담 중 KBS 노조원들이 집단으로 몰려오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노조원들은 의원들 앞에서 “차떼기당 한나라당은 편성권 간섭말라” “언론탄압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나갈 것을 거칠 게 요구했다.
이에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공당(公黨)의 대표들이 와서 회사 대표자를 만나는 데 이럴 수 있느냐. 나도 과격하게 노조운동을 한 사람이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거세게 항의하는 등 양측에선 설전이 오갔다.
김 의원은 KBS를 나서면서 “이렇게 정치적인 사람들이 방송을 직접 제작한단 말이냐”며 흥분하기도 했다.
MBC 김용철 부사장도 “탄핵정국이라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특정 정당의 토론회를 중계할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발언이 나올 수 있다”고 한나라당의 중계 요구를 거부한 뒤 짜증스럽게 “(의원들의 방문이) 밖에서 보기에는 정치적 압력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 총장은 “방송사들이 이미 제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지 않았느냐”며 “양심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뻔뻔스러운 자들”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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