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은 지난해 1만30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6000명이 자살했다고 설명한 뒤 “연일 실직과 빚, 생활고 때문에 세상을 등지는 불행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생들이 성적을 비관해 쉽게 목숨을 끊는 것을 보면 학교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잘 가르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추기경은 “한국은 세계에서 생명존중 의식이 가장 희박한 나라”라며 “매년 150만명이 낙태수술을 받고 교통사고로 1만명이 생명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도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권력이 인간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가 헌법에 인간의 존엄을 규정하고 있으나 북한에는 인간 존엄 조항이 없다”며 “고귀한 생명을 가진 인간을 낳기 위해 우주가 창조된 것처럼 모든 인간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강의에 앞서 수차례 헛기침을 하면서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 서니 떨려서 목소리가 안 나온다”고 농담을 던지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부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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