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미안해]촌놈이 대구로 유학해 미팅에서 만난 당신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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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이 대구로 유학해 대학 1학년 때 미팅에서 만난 당신. 우동 한 그릇 먹고 갓바위에 올라 보낸 시간이 전부였지.

10년 전 술 때문에 심장이 나빠져 회사도 다니지 못하고 쫓기듯 고향으로 내려왔어. 당신은 올망졸망한 아이 셋 거두고 몸에 배지 않은 시골생활에 많이 힘들었지. 둘이서 콩나물을 키우고 겨울이면 두부를 만들어 아파트단지에 찾아가 팔던 시절, 아는 사람 만날까 모자를 깊숙이 덮어쓰기도 했지.

그동안 둘째는 심장수술로 건강을 되찾았고 새로 시작한 건강원 일도 순조로워지고 있소.

정은이 엄마,

20년 만에 당신의 고마움을 알게 된 것 같소. 이제 철든 만큼 앞으로 웃음으로 지난날을 이야기합시다.

최해경 경북 경주시 천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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