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이문구선생 유고동시

  • 입력 2003년 11월 4일 16시 37분


◇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이문구 동시 원혜영 그림/128쪽 6500원 창비(초등 3년이상)

2월 지병으로 세상을 뜬 소설가 이문구 선생의 유고 동시 66편을 담았다. ‘개구쟁이 산복이’라는 첫 동시집에 이은 두 번째이자 마지막 동시집. 첫 시집이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의 선물로 쓴 것”이라면 두 번째 시집은 “손자손녀들에게 이 얘기만은 꼭 들려주고 싶어서” 썼단다.

‘발짝 소리 날아가는/바람받이 들길에/벼이삭 줍다 말고/들비둘기 달아나고…걸음걸이 다그쳐도/길이 줄지를 않네’(들길에서)

첫겨울 바람이 부는 풍경이 그려진다. 소리내 읽어도 풍경이 달아나지 않는다.

‘옛날 아이들은/ 장난감이 귀해서/겨울이 가면/풀밭에서 놀았는데/풀물이 들고/꽃물이 들어서/깁고 기운 옷인데도/봄 냄새가 났다나요…’(옛날 아이들)

‘어렸을 때는/콩밥보다 팥밥이 좋고…여름엔 콩국수보다/팥빙수가 더 시원해서/팥쥐 아닌 콩쥐가/어질고 착했던 게/ 마음에 걸렸는데…’(콩쥐팥쥐)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의 말이 많이 담겼단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생각은 못해도 공감할 줄은 안다.

소살리토(미캘리포니아)=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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