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백지영 "이젠 묵직한 발라드가 좋아요"

  • 입력 2003년 9월 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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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백지영(27)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다.

그는 2000년 11월 ‘섹스 비디오 파문’에 휘말린 뒤 이듬해 3집 ‘추락’을 발표했으나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백지영은 7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 출연해 신곡 ‘미소’를 선보인다. TV 출연은 비디오 파문 이후 처음.

‘미소’는 5일 발표하는 4집의 타이틀곡이다. 라틴댄스와 북의 고동이 조화를 이룬 이 노래는 백지영이 재기의 의지를 담은 곡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독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가?

“내가 단순할 뿐이다. 바보일지도….”

―캄캄한 죽음 같은 고통이었을 텐데, 외국으로 나간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 시기는 여성으로서는 황금기였다. 20대 중후반은 가장 여성다워지는 때가 아닌가. 그 기간에 홀로 고통 받으며 지냈다. 친척이 있는 독일로 가라는 권유도 있었다. 그러나 나가면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다. 어머니도 항상 ‘지영이는 조금 쉬고 재충천해서 나올 것’이라고 믿어주셨다.”

―재기에는 팬들의 성원도 크지 않았나.

“인터넷을 통해 노래를 들은 팬들이 12일만에 메일을 800통이나 보내줬다. 무엇보다 그동안 나를 외면하지 않은 팬들이 고맙다. 한때는 이런 팬들도 내게 등을 돌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다.”

백지영의 음반은 선(先)주문이 8만여 장이 들어왔다. 이런 성적은 요즘 음반시장의 상황에서는 ‘히트’ 수준. 소속사 상마인드 측은 “백지영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반짝 특수’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의 가창력이 여전히 신뢰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미소’(박해운 작곡 이상백 작사)는?

“라틴댄스지만 이전 히트곡 ‘선택’이나 ‘부담’보다 빠르지 않다. 가사는 원래 가졌던 미소를 돌려달라는 뜻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꼭 ‘비디오 파문’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이들이 있는데, 난센스다.”

―데뷔 이후 줄곧 탱크톱 의상과 섹시미로 각인됐는데, 이번에는?

“야하게 ‘가지’ 않을 계획이다. 쉬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TV에 나오는 가수들을 봤는데, 섹시미를 드러내는 방법은 노출과 연기 등 두 종류가 있더라. 그렇지만 노출은 자칫 천박하게 보일 우려가 있는 것 같았다.”

―후속곡으로 유력한 ‘사랑해서 그랬죠’ 등 발라드 5곡이 매끄럽다.

“댄스곡 녹음이 더 힘들었다. 녹음할 때 발라드는 두어 번만에 끝냈다. 오랜 고통이 발라드의 아련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발라드도 예쁘고 귀여운 스타일보다 묵직한 게 좋다.”

백지영은 오랜만의 TV 출연을 앞두고 “떨린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비디오 파문 직후 가진 3집 활동 때 케이블 TV 공개 무대의 맨 앞자리에 앉은 팬이 노려보는 통에 다리가 떨린 적이 있다”며 “이번 SBS 무대에서는 평소처럼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눈앞에 희뿌연 안개가 어릴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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