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여름밤의 血鬪 '애~앵' 모기공습 경보령

입력 2003-06-08 17:20수정 2009-09-2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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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사는 이모씨(33·회사원)는 10층 아파트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밤마다 모기에 시달린다. 모기의 ‘애∼앵’ 소리는 새벽잠을 저만치 떼어버릴 만큼 섬뜩할 정도다. 달콤한 잠을 포기한 이씨는 “혹시나 젖먹이 아이가 물릴까” 걱정돼 모기가 살 만한 곳을 집안 구석구석 찾았지만 도대체 출처를 알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도 매일 밤마다 나타나는 모기가 짜증스럽기만 하다.

부산 고신대 생명과학과 이동규 교수는 “국내 모기는 총 55종이 있지만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라며 “빨간집모기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는 6월이며 이들 모기의 습성에 대해 제대로 알면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의 도움말로 모기의 과학에 대해 알아보자.

▽숫자로 본 모기의 특징=5.5mm의 크기. 시간당 4.8km 속도로 날며 활동범위는 1∼4km. 모기가 윙윙거리며 내는 소리는 초당 250∼500번의 날갯짓에서 나온다.

암컷은 일생에 단 한 번 교미를 하지만 수컷은 7, 8번 교미를 한다. 암컷은 3∼7번에 걸쳐 한 번에 100∼200여개의 알을 낳으며 한달 정도 산다.

기온이 올라가면 알에서 성충이 되는 기간이 빨라진다. 봄가을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2주가 걸리지만 25도 이상의 온도에선 10일 정도.

▽모기가 피를 빠는 이유=알을 낳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다. 그래서 암컷 모기만 피를 빤다. 피를 배불리 빨면 알을 낳는 개수가 는다. 평소엔 식물의 수액이나 꿀, 이슬 등을 먹고 산다.

모기가 사람을 물면 90초 동안 자기 몸무게의 2∼3배에 해당되는 3∼10mg(우유 한 방울)의 피를 배에 채운다. 배부른 모기는 가까운 곳에 있는 벽, 나무, 현관 기둥 등에 수직으로 착륙해 휴식을 취하며 45분에 걸쳐 소화를 한다.

▽물리지 않기=창문에 설치한 방충망에 작은 구멍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한다. 2mm 정도의 구멍만 보여도 모기는 자기 몸을 절반 정도로 축소시켜 최대한 움츠려 비집고 들어온다. 방충망에 구멍이 없더라도 방충망과 벽이 만나는 틈도 모기가 자주 이용하는 출입문. 이때는 실리콘을 이용해 틈새를 단단히 막는다. 또 방충망이나 창문 틈새에 모기가 싫어하는 성분으로 만든 ‘모기기피제’를 바르거나 살충제를 수시로 뿌려준다.

출입문을 열 때도 조심한다. 모기는 출입문에 붙어 있다가 사람이 문을 열면 그 사이 들어온다. 이곳도 ‘모기기피제’나 살충제를 출입문에 바르거나 뿌린다. 또 출입문 바깥에 방충문을 설치하는 것도 모기의 침투를 막는 방법.

아파트에 유독 모기가 많다면 대부분 보일러실이나 근처 하수구와 정화조가 근원지. 중앙난방식 보일러실의 경우 물탱크가 있기 마련인데 이속에 모기가 산란을 많이 한다. 물탱크의 물을 주기적으로 배수시키거나 모기의 천적인 미꾸라지 한두 마리를 약간의 먹이와 함께 넣어두면 모기의 수가 훨씬 준다.

화분 물받이도 모기가 알을 낳는 좋은 장소이므로 물이 고이지 않도록 자주 비운다.

▽유인물질을 줄이자=모기가 몰려드는 이유는 인체의 땀샘에서 나오는 젖산이나 숨을 내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등의 유인물질 때문. 모기는 1∼2m에서 사물을 겨우 감지할 수 있는 심한 근시. 그러나 젖산 냄새는 20m 밖에서도 맡을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는 10m 밖에서도 감지가 가능하다.

모기가 다리나 얼굴에 몰려드는 것은 다리 부위에 상대적으로 젖산이 많이 분비되며 코를 통해 이산화탄소가 나오기 때문.

돼지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사람보다 많아 모기에 잘 물리는 가축. 따라서 돼지를 애완동물로 키우면 모기에 적게 물린다. 잠을 자기 전 유인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유인물질은 비만하거나 나이가 적고 체온이 높을수록 증가한다. 향수나 면도 후 바르는 스킨로션을 비롯한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은 모기를 비롯한 여러 벌레 등을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벽 가까이에 자는 사람일수록 잘 물린다고 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 모기는 벽에 붙어 잠시 휴식을 취할 뿐이며 결국 유인물질을 많이 분비하는 사람에게 달려든다.

산에서 몰려드는 모기를 쫓기 위해서 팔을 휘두르는 행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팔을 휘두르는 동작은 몸 냄새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는 모기에게 “나 여기 있다”고 알리는 신호나 다름없다. 이때는 모기 기피제를 바르는 수밖에 없다. 도시에 사는 모기는 주로 해질 녘부터 활동을 하므로 밤에 바깥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모기의 습성▼

※모기 습성

①모기는 빨강, 파랑, 검정 등 진한 색을 좋아한다.

②후각이 예민해서 10m 밖에서도 동물이나 사람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한다.

③땀 냄새, 향수, 로션 냄새를 좋아한다.

④촉수 근처에 수백 개의 감지센서가 있어 물체를 거의 모든 방향에서 정확히 인지한다.

⑤밝은 빛이 있거나 습한 곳을 좋아한다.

⑥실내에 자주 갈아주지 않는 꽃병이 있을 경우 순식간에 늘어날 수 있다.

⑦승강장이나 계단 바람을 타고 아파트 20층 이상까지도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작은빨간집 모기' 피하라▼

최근 국립보건원은 일본뇌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은 ‘작은빨간집모기’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축의 피를 빤 뒤 사람에게 전파하는 급성전염병.

가축 우리에 설치된 채집통에 ‘작은빨간집모기’가 한 마리라도 발견되면 ‘주의보’가 발령되고 하룻밤에 모기가 500마리 이상 잡히고 전체 모기 중 절반 이상이면 ‘경보’가 내려진다. 대개의 경우 5월에 주의보가, 8월에 경보가 발령된다.

8, 9월이면 일본뇌염 환자의 80%가 발생되며 10월부터 점차 준다. 잠복기간은 7∼20일. 갑자기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이나 구토 설사 등의 초기 증세가 나타난다. 심한 경우는 40도 이상의 높은 열이 나며 의식을 잃기도 한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치료제가 없고 대부분 대증요법으로 치료를 받는다. 증세가 생긴 지 1주일이 지나면 열이 내리면서 낫게 되지만 20∼30%에서는 근육마비증세와 언어장애 등의 신경계 증세가 지속될 수 있다. 치사율이 5∼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본뇌염 예방백신의 접종은 백신이 ‘생균(生菌)’일 때는 만 1세 때 1차 접종을, 1년 뒤 2차 접종 그리고 만 6세 때 3차 접종을 마친다.

‘사균(死菌)’인 때는 생후 12∼24개월에 1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한 뒤 1년 뒤에 다시 한 차례 하고 만 6세와 12세에 추가로 한 차례씩 한다. 최근에는 안전성 문제와 간편성으로 사균 예방접종을 권하고 있다.

이 밖의 연령대는 이전에 맞는 백신의 면역력으로 뇌염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나 역시 최선의 예방책은 뇌염모기를 피하는 것. 노약자나 어린이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의 번식과 서식을 방지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또 가축 사육장 등과 같이 모기가 많이 사는 지역에 대한 살충소독 및 집 주위 물웅덩이 등 모기 서식처를 제거해야 한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감염내과 장경희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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