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트니 “붉은광장 서는데 30년 걸렸어요”

  • 입력 2003년 5월 25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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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60)가 ‘30년 꿈’을 이뤘다. 24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생애 첫 러시아 공연을 가진 것.

1970년대에도 모스크바 공연을 추진했으나 당시 소련 당국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던 매카트니는 이날 60대의 나이가 무색하게 3시간 동안 ‘렛 잇 비(Let It Be)’ ‘예스터데이(Yesterday)’ ‘백 인 더 유에스에스아르(Back in the USSR)’ 등 36곡을 열창해 붉은광장 주변에 모인 13만여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이 중 300달러나 하는 공연 티켓을 사서 공연장에 들어온 유료 관객은 2만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공연을 보기 위해 멀리 극동이나 시베리아에서 온 극성팬도 적잖아 비틀스에 대한 러시아인의 여전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공연의 꿈이 이뤄져 기쁘다”며 감격했다.매카트니는 공연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났다. 비틀스의 전성기에 10대였던 푸틴 대통령은 “비틀스 음악은 소련 시절에도 인기가 있었다”며 한때 비틀스 음악이 ‘부르주아 문화의 상징’이라며 금지곡이 되고 공연이 거부됐던 과거에 대해 간접적으로 미안함을 나타냈다. 푸틴 대통령은 공연도 지켜보았다.

앞서 매카트니는 도시 건설 300주년 기념 축제가 한창인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도 방문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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