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강남점 가보니]서가 정사각형 배열 ‘動線’ 줄여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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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강남점의 내부. 통로와 서가 사이의 공간이 널찍하고 천장이 높아 쾌적한 느낌을 준다. -사진제공 교보문고
교보문고 강남점의 내부. 통로와 서가 사이의 공간이 널찍하고 천장이 높아 쾌적한 느낌을 준다. -사진제공 교보문고
국내 최대 규모의 교보문고 강남점이 서울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3일 개장 후 지난 열흘 동안 강남점의 1일 평균 매출액은 1억여원. 광화문점이 보통 3억원 정도를 기록하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지만 개점 초기인 데다 출판시장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성공적인 ‘안착’으로 평가된다.

하루 평균 4만∼5만명, 최고 6만명에 달하는 고객이 방문하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어깨를 부딪치며 다녀야 할 정도로 북적인다. 이에 비해 강남점은 통로 및 서가 사이의 거리를 넉넉히 두고 천장을 3m 이상으로 높여 보다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보유 장서는 광화문점이 강남점보다 30만권 정도 많지만 면적은 강남점이 광화문점보다 500평 더 넓다.

지하 1층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전체 매장 구성도가 고객을 반긴다. 매장이 직사각형으로 이뤄진 광화문점과 달리 강남점은 정사각형으로 서가가 배열돼 있고 가운데 통로가 뚫려 있어 동선을 줄일 수 있다.

강남점은 책의 주제 및 형태를 바탕으로 11개의 구역(zone)으로 공간을 나눴다. 매장 지도를 보고 원하는 책이 있는 구역을 찾아가면 해당 영역에서의 세부적인 분류 번호와 서가 위치를 표시한 또 하나의 지도를 볼 수 있다. 곳곳의 천장과 서가에도 주제와 분류 번호를 표시해 놓아 서점에서 길을 잃지는 않을 듯.

일본작가인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을 찾아 봤다.

문학서적이 있는 곳은 ‘G’구역. G구역에는 ‘G601∼605 소설’ ‘601 새로나온 책’ ‘602 외국소설’ ‘603 한국소설’ ‘619 추리·SF·환상문학’ 등 문학 장르 안에서의 세분류를 게시해 놓았다. 서가마다 해당 번호를 눈에 띄게 표시해 둬 쉽게 책을 찾을 수 있었다.

문학코너는 작가 이름의 자모순으로 책을 정리해 놓아 한 작가의 모든 저작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몄다.

출입구의 한편에도 4대의 검색시스템이 있었고 주제 영역마다 2, 3대의 검색대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13일 오후, 화면에 에러메시지를 띄운 채 접근을 거부하는 검색대가 절반가량이나 됐다. 검색이 되는 기계들도 속도가 느려 고객들이 몇 차례 검색을 시도하다 직원을 직접 찾아서 문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안내센터에 문의하니 “웹 서버가 불안정해서 점검 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 검색대에서 ‘키친’을 키워드로 검색했다. 3권의 책이 검색됐는데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에 붉은 글씨로 ‘재고 없음(광화문점에 재고 있음)’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직원에게 문의하자 “‘재고 없음’이라 표시되는 것은 물류센터와 연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라며 “시스템을 안정화해나가는 단계이니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검색한 뒤 결과대로 ‘F-523’ 서가를 찾아갔더니 이 책은 제대로 꽂혀 있었다.

책을 훑어볼 수 있는 고객 쉼터인 ‘벤치 미네르바’와 ‘벤치 아테네’에는 독서삼매경에 빠진 고객들로 가득했다. 다만 딱딱하고 불편한 철제의자가 흠이라면 흠.

강남점에는 모두 26명의 북마스터가 있는데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이었다. ‘예술·취미’ 영역을 담당하는 북마스터에게 “판소리나 국악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볼 만한 입문서를 찾아 달라”고 했더니 출간된 지 좀 오래된 책이지만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책이라며 두 권을 서가에서 뽑아 건네줬다. CD가 수록됐다는 등 책의 특징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을 덧붙였다.

강남점의 주차장은 모두 403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다. 일반고객은 2만원 미만 구매시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며 2만원 이상 구매하면 추가로 무료주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북클럽회원은 도서 구입액에 상관없이 30분간 무료로 주차할 수 있으며 VIP회원은 3시간까지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반∼오후 9시반. 교보문고 고객센터 1544-1900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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