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천식의 날 기념 대담-'소아 천식']"기침 3주이상땐 의심"

  • 입력 2003년 4월 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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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경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딩센터에서 황선홍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코치(왼쪽)가 서울대 의대 분당병원 소아과 강희 임상강사와 소아천식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1일 오후 경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딩센터에서 황선홍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코치(왼쪽)가 서울대 의대 분당병원 소아과 강희 임상강사와 소아천식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1일 오후 경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최근 ‘천식의 날 홍보대사’로 위촉된 황선홍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코치(35)와 서울대 의대 분당병원 소아과 강희 임상강사(31·여)가 만났다.

다음달 6일 ‘세계 천식의 날’을 앞두고 7일부터 시작되는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주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사실 황 코치는 요즘 아시아축구연맹(AFC) B급 지도자 교육을 받느라 짬을 낼 시간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황 코치는 “천식에 대해 공부를 해야 홍보를 할 수 있지 않느냐”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강 강사가 먼저 천식의 개요를 설명했다.

“천식은 기도에 염증이 생겨 기관지가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천식 발작은 이로 인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기침을 지나치게 심하게 하거나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것을 말하죠.”

“보통 3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거나 열이 없고 목이 아프지 않은데도 숨이 차고 가래가 끓으면 천식을 의심해야 합니다.”

소아 천식은 황사 등 대기오염이 심해지면 크게 늘어난다. 최근 이화여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조사결과 대기 오염도가 높아지면 소아 천식으로 입원하는 아이들이 평소보다 최대 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코치가 소아 천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 강사가 이유를 물었다.

“원래 내가 아이들을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 소아 천식환자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었어요. 홍보대사를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실제 소아 천식환자는 점차 늘고 있다. 국내의 경우 1980년대 5%에 불과했지만 90년 10%, 95년 15%를 보인 것. 황 코치가 내친 김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게 맞는 지를 재차 물었다.

“천식을 제대로 관리하면 웬만한 운동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게 사실인가요.”

강 강사는 “맞아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그는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그리피스 조이너,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도 천식환자였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1996년 미국 애틀란타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선수 699명 중 천식 병력이 있는 선수는 117명인 16.7%였다.

부모 모두 천식에 걸렸을 경우 아이가 천식에 걸릴 확률은 보통 70% 정도다. 이 비율은 부모 중 한쪽이 천식에 걸렸으면 30%, 부모 모두 건강하면 3% 정도로 뚝 떨어진다. 따라서 강 강사는 환경적 요인에 주목한다.

“침대 커튼 등 서구적 주거 환경은 천식의 주원인인 집먼지 진드기가 활동하는 데 무척 좋습니다. 각종 공해와 대기오염이 늘어나는 것도 소아 천식이 늘어나는 큰 요인이죠.”

시골에서는 자연 속에 있는 미생물과 접촉하면서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많은 반면 도시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도 천식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온실의 화초’가 야외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런 의미에서 시골이 도시보다 천식을 막는데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소아 천식은 완치가 가능할까. 강 강사는 “나이가 들면서 기관지가 굵어지면 증세가 많이 나아진다”고 말했다. 강 강사는 완치율을 20% 정도로 추정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는 일시적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폐렴에 걸리거나 성인이 돼서 흡연을 하면 재발할 수 있어요. 이런 의미에서 소아천식 환자의 절반 정도는 평생 이 병을 짊어지고 산다고 할 수 있지요.”

강 강사는 최근 천식 치료법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약물과 주사가 주 치료법이었는데 최근에는 기구를 이용해 직접 기관지에 약물을 흘려 넣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 강 강사가 “이 요법이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어요”라고 말하자 황 코치는 대뜸 “환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네요”라며 좋아했다.

평소 생활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소아천식을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다음은 강 강사가 권하는 예방법.

“카펫은 치우거나 정기적으로 세탁하세요. 침대에는 비닐 또는 특수섬유를 덮어서 집먼지진드기를 차단하도록 하고요. 특수필터를 부착한 진공청소기와 공기정화기도 도움이 되지만 담배 연기와 살충제, 페인트 등은 피하세요. 그리고 일부에서는 반대할 수 있겠지만 의학적으로 봤을 때 애완동물은 천식을 유발할 수 있어요. 안 키우는 게 좋겠죠.”

황 코치가 갑자기 생각난 듯 뭔가를 물어보았고 강 강사는 웃으며 대답했다.

“소아 천식도 사스 처럼 전염되나요?”(황 코치)

“절대 그렇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강 강사)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내달 6일 '세계 천식의 날'▼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사무총장 이혜란 한림의대 교수)는 제 5회 세계 천식의 날(5월6일)을 기념해 7∼13일을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 주간’으로 정하고 거북이마라톤대회, 사랑의 도미노 쌓기, 그림 전시회 등 행사를 연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월드컵 영웅’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가 홍보대사로 모든 행사에 참여한다.

거북이마라톤대회는 13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다. 천식환자와 가족, 일반인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걷는 거리는 4.29㎞로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참가자에 대해 선착순 1000명까지 티셔츠와 손수건, 음료수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황 코치가 직접 사인한 축구공을 추첨해 선물로 준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인터넷(www.wadpo.or.kr)과 전화(02-486-7012)를 통해 사전 접수를 받는다. 이 행사는 동아일보사가 후원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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